《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인구는 5년 연속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겨울철은 날씨 탓에 탈모 진행이 가속화되는 데다 해가 바뀌며 탈모 탈출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곤 한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과 심리적 부담감 탓인지 탈모는 여전히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거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탈모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온라인상의 부정확한 정보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탈모의 원인과 예방, 치료법 등 평소 궁금했던 탈모 관련 궁금증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에게 물어봤다. 》
―탈모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
탈모는 크게 가늘어지는 형태의 탈모와 빠지는 형태의 탈모 등 두 가지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탈모는 안드로겐성 탈모로 흔히 대머리라고도 얘기하며 이는 가늘어지는 탈모의 대표적인 형태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성이 있는 질환으로 주로 가족력에 의해 발견되지만 가족력이 없어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빠지는 형태의 대표적인 탈모는 원형탈모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몸의 백혈구 가운데 T임파구가 모낭을 공격해서 모발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탈모다.
―초기 탈모의 경우 샴푸를 바꾸면 개선될 수 있나?
탈모 증상 완화로 기능성 화장품 허가를 받은 샴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성분으로 구성돼 있을 뿐 실제 탈모 치료 효과는 거의 없다. 오히려 샴푸에 의존하느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탈모가 발생한 시점에 바로 병원을 방문하면 가장 좋겠지만 어려운 경우에는 최소한의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로 치료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바르는 의약품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지 않고도 약국에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저출력 레이저 치료(LLLT)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도 초기 단계에서 자가 치료로 추천된다.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생긴다는 말은 진짜일까?
머리 감는 횟수는 개인별 피지 분비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두피에 유분기가 과다하게 남아 있으면 지루성 두피염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미세먼지 등이 흡착돼 모발의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직모는 하루에 1, 2회 자주 머리를 감아야 하고 곱슬, 파마머리는 직모보다 덜 자주 감아도 된다.
―머리 길이도 탈모와 관계가 있을까?
모발의 길이 자체가 안드로겐성 탈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발은 모근 부위가 갈고리처럼 생겨서 쉽게 빠지지 않도록 지탱하는데 모발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지탱해야 하는 힘이 더 커지게 되므로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레게 머리처럼 여러 가닥을 꼬거나 발레리나처럼 뒤로 세게 잡아당기는 헤어스타일을 장시간 유지하는 경우에는 모발에 많은 장력을 줘서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탈모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탈모는 가장 중요한 것이 조기 치료다. 처음부터 먹는 약을 복용해도 나쁘지 않지만 약이 부담되는 경우에는 도포제나 저출력 레이저 치료 기술을 활용한 가정용 탈모 치료 의료기기 등을 사용해서 최대한 진행을 늦춰주는 것이 좋다.
―가정용 탈모 치료 의료기기는 어느 정도 수준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바르는 도포제와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은 장기간 약물 복용이 어렵거나 꺼려지는 경우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모발이 가늘어지는 안드로겐성 탈모의 경우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을 통해 가늘어진 모발을 굵게 만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정용 탈모 치료 의료기기 구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나?
모양이 비슷해 보여도 실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 입증된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제품이 있는 반면에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비슷하게 만든 미용기기인 제품도 있다. 저출력 레이저는 어느 정도의 세기 이상에서는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도 있을 수 있어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받은 기기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약 복용과 도포제, 탈모 치료 의료기기를 함께 사용해도 괜찮을까?
치료 방법에 따라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이 모두 달라서 여러 치료법을 병행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 복용은 탈모의 원인 호르몬인 DHT의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도포제는 모낭의 고사를 줄이고 혈류량을 늘리는 작용을 하거나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통해 탈모를 개선한다.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은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을 늘려 모낭의 작용을 보다 활발하게 해 모발 성장을 돕는다. 따라서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은 다른 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도 추가적인 치료법으로 함께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부작용 측면에서 보더라도 먹는 약은 1∼2%, 바르는 약의 경우 10% 정도 부작용이 발생해 제한적으로 사용되지만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은 이러한 경우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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