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조 현대자동차그룹 이노베이션 담당 사장이 ‘LEAP 2022’에서 스마트시티와 모빌리티에 관한 현대차 그룹의 비전을 공유했다. LEAP 2022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3일까지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올해 처음 열린 국제 기술 전시회다. 지영조 사장은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연사로 참여했다.
영상으로 행사에 참여한 지 사장은 “모빌리티(이동성)가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면서 “보행자 친화적 레이아웃은 지역사회 교류를 촉진한다. 자동차 중심 개발은 현대적인 도심 생활을 규정했으며 효율성을 확연하게 높여줬지만 부작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현대차 그룹의 전략을 재확인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싱가포르 주룽도시공사와 ‘미래 교통수요 분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스마트시티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지 사장은 “스마트시티가 진정 스마트하려면, 사람을 운송하는 것과 물건을 운송하는 것이 함께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이것이 현대차가 모든 것의 움직임을 혁신하려고 하는 이유”라면서 현대차가 내세우는 MoT(Mobility of Things) 개념도 소개했다.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이 모든 사물에 인터넷 연결성을 부여하는 개념이라면, MoT는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개념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한 PnD(Plug & Drive) 모듈을 올해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선보인 바 있다. 로봇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일종의 ‘만능 바퀴’로, 어떤 사물에든 결합해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다.
스마트 물류에 관한 현대차의 청사진도 소개했다. 지 사장은 스마트 물류는 단순한 라스트 마일 배송 솔루션이나 창고 자동화만을 말하는 게 아닌, 주문부터 생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주문 단계에서 수요 예측으로 생산량을 최적화해 재고를 줄이고, 배송 단계에서는 자동화되고 고도화된 배송 솔루션이 상품을 문 앞까지 전달한다. 이 모든 과정이 주문 순간부터 배송 완료가 되는 순간까지 모두 통합된 개념이 스마트 물류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현대차의 비전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 사장은 “로봇 공학은 매우 중요하다. AI를 활용하는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등은 모두 로봇이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고도화된 이동수단들이 사람들과 상품의 이동성을 강화함으로써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제조 분야 기술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영조 사장은 메타버스, 그중에서도 디지털 트윈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현대차는 메타버스가 고도화된 시뮬레이션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면서 “새 기술을 적용하기 전에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의 도시, 공장 등의 쌍둥이를 만드는 걸 말한다.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고 공정 최적화나 공정 변경 등의 작업이 가능해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필수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달 CES에서 현실 공장을 그대로 본뜬 디지털 가상공장을 구축하는 걸 골자로 하는 업무 협약을 유니티와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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