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역지침으로 곳곳서 혼선… 정부시스템 구축 서둘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03시 00분


전담 의료기관 가보니…

동네의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동네의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3일부터 고위험군 외 일반 국민들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됐다. 새로운 방역지침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되어 가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방역당국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포함한 동네 병의원을 검사와 치료에 참여시켰다. 오미크론 변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단과 치료, 관리가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가동한다고도 했다.

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5일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코로나19 진단검사 가능 동네 의원은 총 116곳이다. 앞서 서울시는 감기·코로나 증상이 있는 호흡기 질환자는 50개 호흡기전담클리닉과 신규 호흡기진료 지정 의료기관 97개소 등 총 147개소의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발표 내용과 달리 검사 가능한 동네 의원이 3∼4일 19곳, 29곳 공개에 그쳐 논란이 일었다.

검사키트를 아직 배송 받지 못한 의료기관도 있고 참여 의사는 밝혔지만 아직 등록이 안돼 공개되지 않는 등 곳곳에서 혼선이 일어났다.

시행착오를 거쳐 심평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이 서울 116곳으로 늘었지만 그중 63곳에서는 PCR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PCR검사는 검체를 취합한 뒤 양성 판정 연부를 분석하기 위해 추가로 관련 기관에 발송해야 해 의료기관의 업무 부담이 더 크다. 이렇다보니 시민들 입장에서는 동네 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이 나오면 의뢰서를 받아 다시 보건소를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경기도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신광철 원장(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검사 첫날 오후가 되면서 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급증했다”며 “일반 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코로나19 의심 증상 환자들이 내원해 거리 두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일반진료를 받기 위해 내원했던 환자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환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시행하고 양성이 나온 환자에 대해서는 PCR 검사까지 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질병관리청과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한다.

질병관리청 신고는 전산으로 가능하지만 보건소는 유선 신고와 함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보건소에 업무를 담당할 공무원이 배정돼 있지 않다. 보건소 직원들 간 관련 업무 배정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자차트상 청구코드 부재와 분리청구로 인한 복잡한 행정업무 등 정부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일선현장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며 “빠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헬스동아#건강#의학#전담 의료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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