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녹는 영양 만점 숙성회… 올해는 삼치가 풍년일세[오늘의 먹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03시 00분


삼치
불포화 지방산 풍부한 생선… 뇌졸중-동맥경화 방지에 도움
골다공증에 좋은 비타민D-칼슘… 임신부에 좋은 아연 엽산도 풍부
DHA 많아 치매-기억력에 도움
통풍 일으키는 ‘퓨린’ 함유돼있어… 소주-맥주 등과 즐기는 것 피해야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삼치는 겨울철이면 수심이 깊은 남쪽 바다로 내려와 생활하다가 봄이 되면 연안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부드럽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삼치는 청정해역 전남의 거문도와 나로도 근해가 주(主)어장이다. 특히 전남 여수 거문도 일대 바다에서 몸을 만들면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고흥 나로도는 삼치하면 첫손에 꼽힌다. 이곳 사람들은 삼치를 ‘초어’라고 부른다. 삼치에서 신맛이 나기 때문이다. 1803년 김려가 지은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나로도가 삼치의 본거지로 언급된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로도항에 삼치 파시가 열렸다. 그 덕분에 전기와 수도시설이 들어설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1970년대를 거쳐 80년대까지 나로도항은 삼치 배들로 넘쳐났다. 삼치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식성 탓에 그물에 올라온 삼치는 모두 상자에 담겨 일본으로 실려 갔다.

구이로 먹는 일반 삼치는 길이가 30∼50cm 정도지만 나로도에선 삼치 축에도 끼지 못한다. 큰 것은 길이가 1m가 넘는 것도 있다. 무게도 5kg은 돼야 삼치라는 이름으로 식탁에 오른다.

삼치는 빠른 속도로 유영을 하다가 전갱이·갈치·멸치 등을 잡아먹는다. 나로도에서는 재래식 어업 방식인 채낚기로 삼치를 잡는다. 먹성이 대단한 삼치는 미끼를 달고 배가 달리면 덥썩 미끼를 물어버린다.

삼치가 올해는 풍년이다. 나로도 수협 위판장에 가보면 갓 잡아 올린 삼치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요즈음에 다도해에서 잡히는 삼치는 크기가 유달리 크다고 해서 ‘뚝삼치’라고도 불린다. 국내 최대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도 하루만에 480t의 삼치가 경매에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치는 맛이 부드럽고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으로 좋다. 지방함량이 높은 편이지만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뇌졸중,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방산 외에도 비타민D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튼튼한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단백질, 레티놀, 니아신, 비타민A·B1·B2·B6·E, 아연, 엽산, 인, 철분, 칼륨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우수하다. 특히 임신 중에 필요한 것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비린내도 없어 임신부에게 아주 좋다.

삼치에는 뇌 건강에 좋은 DHA가 100g당 1288mg 함유됐다. 고등어 못지않게 삼치도 두뇌 발달과 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을 돕는다. 삼치는 고단백 생선으로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삼치는 주로 숙성시켜 회로 먹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도 그만이지만 김이나 묵은지에 싸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삼치와 소주 한잔, 맥주 한잔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삼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에는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있다. 퓨린은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서 요산의 찌꺼기가 만들어지는데 과다 축적되면 통풍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그 자체로도 퓨린이 많아 급성통풍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주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알코올 자체가 요산의 배출을 막기 때문에 삼치를 먹을 땐 술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헬스동아#건강#의학#오늘의 먹거리#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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