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감염병 전문 독립 건물인 감염관리센터를 열었다. 민간 병원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압병원이다.
감염관리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과 같은 고위험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도 호흡기감염 질환과 해외 유입 감염병 위험 등에 대한 상시 대응 체계를 갖춘 국내 첫 선제적 감염관리 모델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는 연면적 2만2070m²(약 6687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건립됐다. 1층에 감염병 응급실, 2층에 음압격리병동과 외래, 3층에 음압격리중환자실과 음압수술실 및 컴퓨터단층촬영(CT)실 등이 배치돼 있다.
감염병 및 감염병 의심 환자를 응급실과 외래 내원 단계부터 분리하고 검사, 입원, 수술 등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일반 환자와 접촉 없이 이 센터 안에서 모든 진단과 치료 및 회복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센터 내부에는 △음압격리응급실(1인 음압관찰실 29병상, 경증구역 12좌석) △음압격리병동 15병상(음압격리실 12병상, 고도음압격리실 3병상) △음압격리중환자실 13병상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외래(진료실 6개) △음압수술실 1실 △음압일반촬영실 1실 △음압CT촬영실 1실 등이 있다. 검사실과 수술실 병상엔 자외선(UV)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15분 내에 바이러스가 사멸될 수 있도록 했다.
센터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누어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음압격리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라고 해도 같은 층에 있는 다른 환자들과 동선이 완벽히 분리되기 때문에 내부에 입원한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이번 센터 건립의 계기는 코로나19 확산 때문만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센터장은 “2015년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를 경험한 이후에도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고위험 감염병 의심 또는 확진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격리 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2018년 센터 건립을 계획했고,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여름 공사를 시작해 2월 8일 센터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결핵, 홍역, 수두,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질환 환자와 해외 유입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담 치료 시설로 이용된다. 코로나19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이 대규모로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도 효율적으로 감염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입원 환자가 대폭 줄면 운영상 어려움도 예상된다. 김 센터장은 “지금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보험수가가 마련돼 있어서 센터 운영비용이 해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외에도 폐포자충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 감염 등 음압격리병동 입원이 꼭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도 보험수가가 적용돼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면서 감염병센터의 운영에 만성 적자가 나지 않도록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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