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야스노리 엡손 CEO “친환경과 고객 이득 양립하는 제품과 기술 선보일 것”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2월 23일 20시 11분


기업 활동에 있어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의 개선을 강조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 그리고 기업이 이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RE100’ 등의 용어가 이미 익숙해졌다. 친환경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오가와 야스노리 대표이사 (출처=한국앱손)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오가와 야스노리 대표이사 (출처=한국앱손)


프린터 및 프로젝터 등의 전자기기, 그리고 산업용 로봇을 비롯한 기업용 솔루션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엡손(Epson) 역시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22일, 한국엡손은 서울 역삼동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2022년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취재진은 세이코엡손 본사의 CEO(최고경영자)인 오가와 야스노리(Yasunori Ogawa) 대표이사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엡손이 지향하는 미래 전략,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Q1. 2022년을 겨냥한 엡손의 주요 비즈니스 전략은?

: 올해의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작년에 선보인 ‘엡손 25 리뉴드(Epson 25 Renewed)’에 기반한다. 이는 2025년까지 가정용 및 사무용 프린팅, 상업용 및 공업용 프린팅, 제조,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 등 총 5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룬다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특히 환경에 대한 공헌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자재 부족이나 물류비 증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오가와 야스노리 대표이사 (출처=한국앱손)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오가와 야스노리 대표이사 (출처=한국앱손)


Q2. 비즈니스 목표에서 ‘환경’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 우리는 이미 이전부터 환경이 대단히 소중한 것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엡손의 경영이념에는 지구를 친구로 삼는다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세상에 공헌하는 것이 사원들의 행복이자 기업의 존재 목적이다. 또한 엡손 기술의 지향점인 성(省, 고효율), 소(小, 초소형 제품), 정(精, 정밀함) 역시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Q3. 일부 기업의 제품 중에는 친환경만 강조하고 성능은 미흡한 경우도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우리는 당연히 고객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까지 양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이를 실현한 엡손의 솔루션이 적지 않다. 조금 전에 말한 성∙소∙정의 기술을 연마한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엡손 25의 비전인 환경,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공동창조의 정신에 따라 우리뿐 아니라 각종 파트너들과 함께 실현해 나갈 것이다.

Q4. 위와 같은 엡손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 이를테면 히트프리 (Heat-Free) 기술이 적용된 우리의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소비 전력이 적다. 더욱이 정기적으로 교환해야 하는 부품의 수가 적고 유지보수가 편리한데다 각종 폐기물도 훨씬 적게 발생한다. 우리는 사무환경에서 레이저 제품을 잉크젯으로 대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이득이다.

22일 진행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히트프리 기술을 설명하는 한국엡손 후지이 시게오 대표 (출처=IT동아)
22일 진행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히트프리 기술을 설명하는 한국엡손 후지이 시게오 대표 (출처=IT동아)


또한 의류나 직물에 날염 인쇄를 하는 경우, 과거 아날로그 방식 인쇄는 프레임을 하나씩 입혀 나가며 작업을 하므로 인쇄 후 폐기물이 많이 발생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엡손의 디지털 프린팅 솔루션을 이용하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에 도움이 되고 작업도 빠르게 끝낼 수 있다. 그리고 엡손의 소형 로봇 제품을 이용하면 정밀도와 신속성은 높이면서도 공장 규모는 줄일 수 있다. 이 역시 환경에 도움이 된다. 재생 플라스틱 역시 제품 제조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엡손이 사용하는 전력 역시 100%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 나간다는 목표(RE100)를 세웠다. 일본 내에는 이미 도입이 완료되었으며 2023년까지 전 세계로 그 영역을 확대할 것이다.

Q5. 엡손은 익히 알려진 프린터, 프로젝터 외에도 산업용 로봇과 마이크로 디바이스(MD)까지 폭넓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해당분야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 우리는 원래 손목시계를 제조하는 회사로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계 최초의 쿼츠 손목시계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을 달성했다. 프린터 역시 1964년 도쿄올림픽 시절에 시간을 기록하고 출력하기 위해 개발한 ‘프린팅 타이머’를 시초로 하여 현재의 프린터로 발전한 것이다. 뒤이어 반도체나 액정 패널 등을 개발하며 이를 조립하기 위한 로봇도 개발했다.

엡손의 스카라 로봇(왼쪽)과 6축 로봇(오른쪽) (출처=IT동아)
엡손의 스카라 로봇(왼쪽)과 6축 로봇(오른쪽) (출처=IT동아)


액정 패널 기술은 프로젝터로 발전했고 쿼츠 시계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은 마이크로 디바이스로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엡손은 기술 개발을 중요시하며 제조업에서 기반을 닦은 기업이다. 현재와 같은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게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Q6. 최근 LPGA와 스폰서십을 맺어 한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스폰서십을 맺게 된 계기는?

: 이번 스폰서십 추진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우리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다. 골프를 통한 여성의 도전을 응원하는 동시에 우리의 가치를 보다 많은 분들에게 전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Q7. 엡손이 새롭게 도전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분야가 있다면?

: 대표적인 것이 종이 재생 분야다. 엡손은 사무실 내에서 폐지를 재생해 새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인 ‘페이퍼랩(PaperLab)'을 선보였다. 본래 종이를 재생하려면 많은 물을 써야 하지만 페이퍼랩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환경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폐지를 재생해 새로운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엡손의 ‘페이퍼랩’ (출처=한국앱손)
폐지를 재생해 새로운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엡손의 ‘페이퍼랩’ (출처=한국앱손)


그리고 페이버랩 관련 기술은 이러한 종이 재생 외에도 다양한 재료로 응용과 발전이 가능하다. 발포 스티로폼과 같은 완충제, 플라스틱과 같은 단단한 재질도 재생이 가능해질 것이며 여기서 더 나아가 금속을 재생하는 등, 사업화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로봇 및 주변기기, 3D 프린터 등을 조합해 초소형 공장처럼 이용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도 고안하고 있다. 물론 이를 구체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Q8. 한국의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한국은 예술이나 문화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측면에선 일본과 유사한 점도 있고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우리 엡손은 환경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지구 환경을 지키며 공헌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전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니 꼭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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