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에 코로나19 방역용 알코올 쓰면 큰일 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03시 00분


‘흉터 최소화’ 상처 관리법
깨끗하게 씻어내고 지혈-소독을…감염 징후 땐 포비돈 등으로 멸균
알코올 소독제는 조직 손상 우려
가벼운 상처엔 일반 반창고 쓰고 진물 많이 날 땐 폼드레싱이 유용…얕은 상처라도 자외선 차단 필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성형외과 전여름 교수가 환자의 얼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시술을 하고 있다.일산병원 제공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성형외과 전여름 교수가 환자의 얼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시술을 하고 있다.일산병원 제공


일상생활을 하다가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길을 걷다가 미끄러지거나 음식을 하다가 식칼에 베이는 등 바로 상처를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응 방법을 잘 모르는 때가 많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쓰는 살균소독제를 엉뚱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상처가 생겼을 때 소홀히 넘어가면 흉터가 남게 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터성형레이저클리닉을 운영하는 성형외과 전여름 교수를 만나 상처가 났을 때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상처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지혈, 세척, 소독을 해야 한다. 이후 밴드 등을 붙이는 드레싱을 시행한다. 상처가 생긴 직후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씻어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출혈이 있으면 깨끗한 거즈 등으로 압박해 지혈한다. 그리고 소독약으로 닦아내고, 항생제 연고나 재생 연고 등을 바른 뒤 습윤 드레싱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소독을 한다고 소주를 들이붓는다거나 치약이나 된장을 바르는 등 민간요법을 쓰면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피해야 한다.”

―소독약은 강할수록 좋은 건가.


“소독약은 세균을 죽이지만 상처의 치유를 더디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감염 가능성이 낮은 깨끗한 상처에는 소독약 없이 멸균 생리식염수로 진물을 닦아내고 드레싱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진물, 통증, 열감 등의 감염 징후가 있거나 수술 후 상처 등 감염 예방이 필요하면 포비돈 요오드액과 클로르헥시딘 등 소독약을 사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모든 소독약이 상처에 이로운 것이 아니란 점이다. 반드시 상태와 용법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가령 코로나19 방역용 알코올은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는 데다 통증이 심해 상처에 사용하는 것이 부적합하다. 알코올은 주사를 맞기 전의 피부나 손 소독 등 정상 피부를 소독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일반 반창고를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되나.


“드레싱의 목적은 감염 예방, 삼출물(진물) 흡수, 적합한 상처치유 환경의 조성 등이다. 상처 부위는 세균에 의한 감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 반창고 등 다양한 드레싱 제품으로 밀폐해 감염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상처 치유를 촉진시키는 촉촉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감염을 예방하기에는 일반 반창고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일반 반창고는 진물이 거의 나지 않는 가벼운 상처에 사용하고, 조금 깊은 상처에는 폼드레싱 제품이나 하이드로콜로이드 제품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습 관리를 하면 흉터가 덜 생기나.

“상처가 빠른 시간 내에 잘 아물어야 흉터가 덜 남는다. 상처가 잘 아물기 위해선 감염 예방과 적절한 정도의 습윤 환경이 중요하다. 딱지가 생기지 않거나 생겨도 속살이 아문 뒤에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해야 흉터가 덜 생긴다. 그렇다고 진물이 푹 젖을 정도로 축축한 환경을 조성하면 감염이 될 수 있다. 진물이 나는 정도에 따라 적절한 드레싱 제품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즉, 출혈이 동반되고 진물이 많이 나는 상처에는 항생제 연고나 재생 연고와 함께 폼드레싱을 사용하면 된다. 어느 정도 상처가 회복되어 진물이 많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면 조금 더 얇고 방수가 잘되는 하이드로콜로이드 제품을 사용한다.”

―흉터가 생길 때가 있고 안 생길 때가 있는데 왜 그런가.

“피부는 밖에서부터 안으로 표피, 진피, 피하조직, 지방층으로 나뉜다. 만약 표피만 얕게 다치면 흉터가 잘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얕은 찰과상이라도 착색 등의 흉터가 생길 수 있어 자외선 차단 등 흉터 관리를 초기부터 시행하는 것이 좋다. 진피층 이상 손상이 있을 때는 영구적인 흉터가 남는다. 하지만 피부의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또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어느 정도의 흔적이 남는지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수술 상처라도 눈꺼풀처럼 피부가 얇은 곳은 흉터가 덜 생긴다. 반면 가슴 중앙이나 어깨 등은 눈에 띄는 흉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피부가 얇고 하얀 사람은 피부가 두껍고 어두운 사람에 비해 흉터가 덜 남는 경향이 있다.”

―이미 생긴 흉터의 치료법은….


“넓어진 흉터나 파인 흉터, 돌출된 흉터의 경우 흉터성형 수술을 통해 기존의 흉터를 제거할 수 있다. 조기에 레이저 등 흉터 관리로 호전시킬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흉터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눈에 덜 띄도록 하는 게 목표다. 레이저는 모든 종류의 수술 후 흉터에 사용할 수 있다. 흉터의 결을 호전시키고, 검거나 붉은 흉터의 색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흉터#상처 치료#알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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