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2022년도 역시 그린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지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은 예비창업자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에 지원받은 스타트업 56여 개의 기업 중 20개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in 과기대’를 기획했습니다.
미래 그린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보내주세요.
통계청이 지난 2021년 9월 발표한 '2020년 농림어업 총조사 결과(확정)'에 따르면, 국내 농업·임업·어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265만 1,000명, 농림어가는 118만 5,000가구로 나타났다. 농가 103만 5,000가구에 231만 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어가 4만 6,000가구에 10만 4,000명, 임가 10만 3,000가구에 23만 3,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 대비 농림어가는 4.2%(5만 2,000가구) 줄고, 인구는 9.3%(27만 2,000명) 감소한 수치다. 전체 인구 중 농림어가 인구 비중 역시 5.7%에서 5.1%로 줄었다.
고령화 현상도 심각해졌다. 농림어가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41.7%로, 2015년 37.8% 대비 3.9%포인트 올랐다. 이는 통계청 조사 이래 기록한 최대치로, 농림어가 고령인구 비중은 전체 고령인구 비중의 2.6배에 달한다(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중은 16%).
이 같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출산율 저하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특히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2020년 최초로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고, 인구구조의 역전현상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출산율 외에도 2020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는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지난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전체 기초지자체 229곳의 38.8%에 달한다. 부산 3곳, 대구 2곳, 인천 2곳, 경기 2곳, 강원 12곳, 충북 6곳, 충남 9곳, 전북 10곳, 전남 16곳, 경북 16곳, 경남 11곳 등 전국 89곳이다. 정부 차원에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21년 서울과기대 예비창업가패키지 지원사업에 참여한 어디가든은 이처럼 극심한 도시와 농림어가의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어디가든 강규리 대표는 “도농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농가가 지닌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많은 고민 끝에 그 접점을 ‘가든(Garden, 정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가든은 집이나 성, 궁전 안에 꾸며져 있는 뜰이나 꽃밭이 아닌, 넓은 의미를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가든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어디가든은 어떤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강규리 대표(이하 강 대표): 어디가든은 도농간 교류를 통해 농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8월 설립, 이제 6개월 정도 지난 새싹(?) 스타트업이다(웃음).
(도농간 교류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음…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많이 고민한 결과, ‘로컬 가든 크리에이터 매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가든은 농가, 농장, 공공 정원, 체험 정원 등을 뜻한다. 숨어있는(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가든을 인근 또는 타 지역의 수요자와 연결하는 서비스다.
전국 농가에는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가든이 많이 있다. 개인 소유일 수도 있고, 정부/지자체 소유일 수도 있다. 그 지역 인근 주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수도 있고, 타 지역에서 맛보기 어려운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도 있다. 그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이다.
자연에 친화적인, 농가 특유의 즐거움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시민들이 찾아갈 수 있는 창구가 어디가든이다. 자연, 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IT동아: 가든과 도시를 연결하겠다는 의미의 플랫폼인 것인가.
강 대표: 맞다. 도시의 삶에 지친 도시민에게 자연 속 힐링을 제공하고자 한다. 인생 2막을 희망하는 귀농/귀향민이 미리 농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할 수도 있다. 어린 자녀에게 자연을 소개하고 싶은 부모님들에게도 유용하다. 가든을 단순히 빌려 파티 용도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농가의 체험을 연결하고자 한다.
(마치 주말농장 같다는 말에)
비슷하다. 다만, 어디가든은 그보다 더 친밀하기를 원한다. 가든의 공간을 오롯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강원도 정선군 도시재생 예비사업 참여해 ‘맛있는 정원마을 팜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한 바 있다. ‘신동읍 사진전’, ‘포토존’, 농업 관련 강사님들을 모신 ‘팜 세미나’, ‘밴드 공연’, ‘가든 투어’, 지역 주민분들이 직접 생산한 ‘상품 판매’, ‘영화제’ 등 하나의 문화 활동처럼 진행했다.
가든을 방문하지 않고 도시 내에서 이러한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올해 1월, 서울시 홍대역 인근에서 ‘PPP(Plant Potluck Party) 가든 파티’도 진행했다. 원래 포트럭 파티는 여러 사람이 각자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 즐기는 파티는 뜻하는데, 각자의 화분 또는 식물을 가져와 교환하고 나눔하는 팝업 행사로 기획했다.
아직은 알리는 단계다. 어디가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도시와 농가의 교류를 어디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등을 직접 부딪혀 보고 있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IT동아: 창업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강 대표: 예전부터 자연을 좋아했다. 여행도 좋아하는데, 방문한 지역의 로컬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를 즐겼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여행도 많이 다녔다. 대학 시절부터 해외여행, 아웃도어 활동, 정기 봉사, 해외봉사 등 사람과 환경, 자연에 관심이 많았다. 직접 참여하고자 움직이기도 했고(웃음).
대학교 졸업 후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에서 7년간 일하며 아웃도어 활동과 경험도 넓혔다. 클라이밍(실내/실외), 캠핑(백 패킹, 오토 캠핑), 스쿠버다이빙은 물론이고… 네팔 안나푸르나를 다녀오기도 했다.
회사 생활을 하며 마흔이 되기 전,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름 업무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 시점에 퇴사를 결심하고, 보다 더 배움을 얻고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원래 일정은 캐나다 어학연수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돌아보고자 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어쩔 수 없이 캐나다에서 1년 가까이 장기 숙박하고야 말았다.
그 때 정원 문화를 알게됐다. 현지민과 홈스테이를 장기간 진행하면서 텃밭 정원에서 직접 작물을 수확하고, 꽃을 가꾸고, 식물을 재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어린 시절 시골집에 혼자 내려가 지내고 오던 기억도 떠오르고…, 이 때부터 정원 문화를, 자연과 환경을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2019년 6월 캐나다에서 귀국한 뒤, 농업을 공부하고 관련 활동을 지속했다. 유기농업 기능사, 도시농업 관리사, 스마트팜 교육, 귀농/귀촌 교육 등을 받았고, 2011년 선정된 서울과기대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IT동아: 창업을 향한 도전과 좋아하는 문화 사이에서 지금의 아이템을 찾은 셈이다.
강 대표: 자연, 환경과 일상 속에서 공감하는 듯한 해외의 정원 문화는 국내에 많이 낯설다. 이러한 부분을 좀 더 알리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어디가든’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도 ‘오도이촌(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사도삼촌(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도시와 농촌을 함께 즐기길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도시와 농촌, 도시와 농가, 도시와 정원이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 끝에 어디가든을 준비했다.
올해가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다면, 이제 우리만의, 어디가든만의 아이템을 발전시켜야 할 때다. 앞으로도 우리 어디가든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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