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C녹십자는 라이선스인, 라이선스아웃, 공동연구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유전자재조합제제 혈우병 A형 치료제 ‘그린진에프’ 등 글로벌 희귀의약품의 성공 신화를 기반으로 후속 희귀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사업영역 확대에도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 본격화
GC녹십자가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몰두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Evaluate Pharma’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착수부터 임상 2상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9년으로 일반 치료제가 5.4년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1.5년이 빠르다. 또한 희귀질환 치료제의 시장 성장률은 11.3%로 일반치료제의 성장률 5.3% 대비 약 6% 높다. 희귀질환 계열 내 최초로 개발된 ‘First-in-Class(FIC)’ 제품의 경우 시장 선점의 기회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 내 후발주자의 임상 기간은 FIC 제품 대비 평균 1.5∼2배 정도 소요된다. 이는 빠르게 선점한 희귀질환 치료제가 회사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GC녹십자는 2030년까지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2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 ‘First-in-Class’ 및 ‘Best-in-Class(BIC)’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총 13개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 중이다. 그중에서도 GC녹십자가 집중하고 있는 FIC 혁신신약은 ‘SSADHD(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 치료제다. ‘SSADHD’는 유전자 결함에 따른 효소 부족으로 인해 열성 유전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 질병은 100만 명 중 1명꼴로 만 1세 전후에 발병하지만 현재는 치료제가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항경련제 처방만이 이뤄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페라젠과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SSADHD 단백질 생산 관련 특허 권리를 받았다. 헌터라제 등을 통해 검증받은 효소 치료제 기술력을 기반으로 추후 제제 개발부터 임상, 바이오마커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BIC 혁신신약 분야에서는 ‘aTTP(후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aTTP는 희귀 혈액응고 질환으로 후천적 자가 면역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aTTP 치료제는 표준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차세대 mRNA 플랫폼 기술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GC녹십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mRNA 독감백신’을 개발 중이다. 2026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약 9.4%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mRNA 독감백신 개발의 기회 요소로 분석된다.
GC녹십자의 계절 독감백신 ‘지씨플루’가 국내 점유율 1위, 범미보건기구(PAHO)의 독감백신 입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업에 대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C녹십자는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 AI연구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mRNA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AI 플랫폼을 접목하는 등 R&D 시너지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기존 백신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가속화
GC녹십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주력해온 백신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의약품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CRV-101’이 대표적인 예다.
GC녹십자는 2018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현지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해 ‘CRV-101’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내가 아닌 미국 현지에 별도 법인을 세웠다는 점이다. ‘CRV-101’은 업계 선두 제품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Shingrix’와 유사한 효능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 3등급 이상 중증 부작용이 없었고, 같은 등급의 전신 부작용 비율이 1.3%로 나타나는 등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였다. 최근에는 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임상 2b상에 대한 재원을 마련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외형 성장에 힘쓰는 동시에 지속적인 R&D 투자로 혁신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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