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스마트마이닝 기술 활용해 국내 지질자원 연구개발 집중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03시 00분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리튬 등 희소금속 유망지역 발굴
핵심자원 재활용 연구에도 앞장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난 이평구 원장이 국내 유망 희소금속 매장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난 이평구 원장이 국내 유망 희소금속 매장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광물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에는 일반 차량보다 6.2배 더 많은 금속이 들어간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지질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경쟁질서와 공급망 재편이 추진되면서 주요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 자립화가 각국의 숙제로 떠올랐다”며 “연구원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이자 취지였지만 한동안 소홀했던 지질자원 탐색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제21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지질연은 국가전략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하고 국토를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 원장은 “북한 핵 실험과 최근 발생한 한반도 지진에 대한 연구가 늘면서 지질연이 지진 연구기관이라는 인식이 커졌지만 국내에서 지질자원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는 지질연 한 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국의 자원 확보 전쟁은 해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며 지능화하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를 중심으로 자체 공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최근 배터리 원자재 채굴 회사와 광산을 인수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 원장은 “최근 세계 자원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가장 첫 단계가 자원 탐사와 이를 뒷받침할 첨단 탐사기법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텅스텐에 대한 대대적 지질자원 조사 이후 단 한 번도 국내 지질자원에 대해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다”며 “한국은 자원빈국이라는 인식에 갇혀 가능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는 유사시 자체적으로 충분히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공급처로 재평가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자 희소금속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이 고함량으로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질연 연구팀은 2007년 전국 2만5000개 지점에 대한 미량원소 36개의 화학성분 자료를 조사한 결과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의 297km², 충북 단양과 제천의 104km²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높은 함량의 리튬을 확인했다. 강원 인제 양양 춘천과 충남 천안에서는 니켈이 많이 발견됐다. 강원 화천 평창 정선 영월, 경북 문경, 전북 무주 등에서는 코발트가 집중 발견됐다.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도 2011년 충북 충주와 강원 홍천에서 국내에서 5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의 광맥이 발견됐다.

현재 각국은 자원 탐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첨단 과학기술을 쏟아붓고 있다. 이 원장은 “지질연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원량 예측 플랫폼 개발을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자원 탐사에는 드론이나 사물인터넷(IoT) 원격탐사 등 이른바 스마트마이닝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들은 해외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이 원장의 예측이다.

최근 자원 탐사는 지구 밖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2021년 ‘우주자원의 탐사 및 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지질연은 지난해 9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우주자원 활용기술 개발을 위한 다자 간 업무협약을 맺었다. 달이나 화성의 현지 자원 활용을 위한 기술을 민간과 공공이 함께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 원장은 “지속적으로 자원 탐사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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