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해 자려고 누웠을 때,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중요한 미팅이 예정돼있거나 설레는 여행을 앞둔 전날, 빨리 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잠을 설친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흔히들 이럴 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잠이 들 때까지 기다리곤 한다.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순간 밤을 꼴딱 지새우게 될 것을 알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수면 전문가들 생각은 다르다. 이들이 주장하는 4분의 1시간 규칙, 이른바 ‘꿀잠 보장 15분 규칙’을 살펴보자.
옥스퍼드대의 수면 및 일주기 신경과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 브라이오니 시브스 박사와 수면의학과 콜린 에스피 교수는 ‘10가지 수면 팁’ 소개서에서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이상이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혼자만 밤에 깨어 있는 것 같아 외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에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며 “대부분 수면장애는 단기간 지속하다 저절로 개선되지만 일부는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려고 누웠으나 15분 동안 잠들지 못했다면, 과감히 일어나 침대 밖으로 나오라”고 조언했다. 이어 “침실이 아닌 다른 방으로 가서 졸리다고 느낄 때까지 다른 일을 하라”고 덧붙였다.
이때 꼭 시계를 보며 15분을 잴 필요는 없다고 시브스 박사와 에스피 교수는 말했다. 이들은 잠이 안 와 불안해하며 침대에 누워있는 것보다 잠이 올 때까지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수면에 훨씬 도움된다고 주장했다.
‘몸을 움직이면 왔던 잠마저 날아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일에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더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기 전 뒤척이는 사람들을 위해 “취침 전 밝은 빛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해가 진 뒤 몸에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면 우리 몸에서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취침 직전 빛을 많이 보게 되면 멜라토닌이 더디게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가 떠 있는 시간, 특히 이른 아침에는 자연광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좋다고 두 전문가는 말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최소 90분 이상 책을 읽거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을 듣거나, 또는 근육을 이완하는 운동 등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침대에 누웠을 때 떠오르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자기 전 일기를 쓰거나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시브스 박사와 에스피 교수가 작성한 ‘10가지 수면 팁’에 관한 추가 정보는 옥스퍼드 의생명과학대학 임상신경과학(Nuffield Department of Clinical Neurosciences)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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