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1200∼150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건강한 소변은 밝은 노란색을 띠고 혼탁하지 않다. 만약 소변에 붉은 끼가 보이거나 거품이 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방광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방광암은 소변을 만들어 배출하는 요로계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이다. 환자 대부분이 혈뇨를 경험한다. 간헐적으로 짧게 반복되다 사라지기도 해서 평소 소변 색깔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혈뇨와 더불어 드물게 잦은 배뇨 혹은 배뇨 전 하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적 요인과 흡연이다. 페인트, 염료, 가죽, 석유 등 화학물질에 노출이 많은 직업도 방광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방광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2018년 국내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에게 발생한 암 중 방광암은 10번째를 차지했으며 2015년부터 발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환자의 13.5%는 전이가 이뤄진 상태로 방광암 진단을 받는다. 원격 전이가 진행된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6%에 불과하다.
방광암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치료 방법을 정하는 데 있어 암세포가 방광의 배뇨근에 침범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방광암은 크게 배뇨근을 침범하지 않은 비근육침습 방광암과 배뇨근을 침범한 근육침습 방광암으로 나뉜다. 비근육침습 방광암은 재발의 가능성은 높지만 전이 가능성이 낮다. 요도를 통해 종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방광을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암 세포가 배뇨근까지 침범했다면 전이 가능성이 높아 암의 전이 여부를 면밀히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근육침습 방광암은 방광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 적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전이 방광암 치료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1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늘어나거나 치료 후 재발하면 면역항암요법이나 다른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지난해 1차 항암화학치료 후 ‘유지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가 국내에 도입됐다. 유지요법은 치료 후 재발까지 기다리지 않고 1차 항암화학치료로 종양이 안정화되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다. 종양이 악화될 가능성을 줄여 환자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다. 서호경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 교수는 “그동안 전이 방광암의 경우 1차 치료 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전이 방광암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방광암은 흡연이 발병에 주된 원인이므로 금연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혈뇨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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