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앓고 난 흔적 인줄…대수롭지 않게 방치”
“중년 이후 저선량 폐CT 반드시 찍어 보시길”
의학박사 홍혜걸이 폐 절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사실상 폐암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CT촬영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했다고 고백했다.
홍혜걸은 환자복을 입은 모습으로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찍은 영상을 24일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 올렸다.
홍혜걸은 “많이 놀라셨죠”라며 “보시는 것처럼 마약 진통제를 정맥 주사로 꼽고 있고, 아래쪽으로는 흉관도 삽입돼 있다. 몸이 말이 아닌 상태”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폐암 직전 단계인 ‘간유리음영’으로 며칠 전 수술을 받았다. 위치는 좌상엽이고 구역절제술(폐의 일부분만 절제하는 수술)로 절반 정도 떼어냈다. 수술은 잘 끝났다”고 알렸다.
이어 “간유리음영이라는 질병은 중년 이후 CT를 찍게 되면 많게는 100명 중 5명가량이 양성 소견이 나올 만큼 흔하다. 다른 혹은 하얗게 뚜렷한 반면, 간유리음영은 뿌연 회색”이라며 “일단 CT에서 발견되면 거의 대부분 암세포가 나온다. 어떤 학자들은 거의 100%로 본다. 이걸 절대 간단히 보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옛날에는 이런 암의 전초단계에 해당하는 간유리음영을 CT로 찍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날 갑자기 호흡곤란을 느끼고 기침이 나서 병원 가보면 간유리음영 단계를 벗어나 선암으로 크게 자라 손을 못 쓰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지금은 저선량 CT로 조기발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끄럽지만 저도 담배를 한 30년 피웠다. 흡연하시는 분들, 특히 나이가 중년 이상인 분들은 저선량 CT로 나의 폐안에 간유리음영이 있는지를 반드시 체크하시라. 있다 하더라도 (수술하면)예후가 좋다”고 당부했다.
홍혜걸은 25일 올린 퇴원 후기 영상에서는 “폐 수술을 받은지 오늘로 딱 열흘째 된다. 공식적으로 폐암 환자다. 병리학 소견도 폐암 판정을 받게 됐다. 그러나 잘 치료가 됐다. 수술하면서 체중이 6~7㎏이 빠졌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대학생부터 담배를 피우고, 하루 반 갑 정도 30년 가까이 피웠는데 5~6년 전에 이것 때문에 겨우 끊었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쯤 저선량 CT가 도입됐다기에 저도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그때 뭔가 뿌연 게 하나 발견됐는데,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결핵을 앓고 난 흔적’일 것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이게 뭔지 의사들도 개념이 없던 시절이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2010년쯤에도 검진에서 같은 소견이 나와 그냥 넘어갔고, 2018년쯤에야 “폐암일 수도 있겠다. 빨리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의사의 소견을 듣게 됐다고 했다.
홍혜걸은 “그때 제가 머리를 한 대 딱 맞는 느낌이 들었다. 명색이 의학전문 기자인데 황당했다. 의학이라는 게 원래 이렇다. 먼저 돌아가신 분들의 고통과 기록이 후배 환자들에게는 귀한 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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