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미디어 플랫폼의 투명성과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해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하며 포털 뉴스의 알고리즘 등에 대한 대대적 수술을 예고했다.
박성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2일 ‘포털 뉴스서비스의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을 소개하면서 “포털은 단순히 인터넷의 출입구 역할을 벗어나 언론사를 ‘취사선택’ 하고 뉴스 배열 등 사실상의 편집권을 행사해 대한민국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에 대해 ‘알고리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언론 위의 언론’, ‘가짜뉴스의 숙주’, ‘무소불위의 권력’ 등이라고 평가하며 날을 세웠다.
◇포털 내부에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 설치
박성중 간사는 포털이 ‘확증편향과 가짜뉴스의 숙주’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검증하겠다며 “잘못된 정보가 알고리즘을 통해 여과없이 그대로 포털에 유통되는 것이 가짜뉴스의 확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는 알고리즘이라는 가면 뒤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갖고 있다”며 “알고리즘이 중립성을 담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리즘이 ‘사람의 편집’ 보다 어쩌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전문가 중심의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법적기구로 포털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는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가 어떻게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글의 알고리즘 공개를 보면 15개 항목이 상세하게 있는 데 반해 네이버의 알고리즘은 추상적으로 되어 있다”며 “포털 ”정권과 관계 없이 국민 입장에서 중립을 취하고 전문적인 인사들이 들어가서 알고리즘을 좀더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제평위 목에 방울 달겠다“
또한 인수위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시사했다. 박성중 간사는 ”제평위는 뉴스의 품질 등을 평가하는 자율 규제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나 사실상 언론사의 목줄을 쥐고 있으면서도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현직 언론인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이해 충돌 문제가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와 제휴를 맺는 언론사를 한 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은 하루에 8000만명이 이용하는 두 회사가 담합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논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털은 제평위라는 도구를 방패삼아 공정성과 공익성 지적을 회피하고 있다“며 ”제평위의 ‘밀실 심사’를 투명하게 바꾸고 제평위원 자격 기준을 법에 규정하겠다“고 했다.
또한 제평위원 자격 기준을 법에 규정하고, 제평위를 포털에 각각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재 15개 기관의 30명으로 편성되어 있는 제평위원이 어떤 기준으로 들어가있는지 모른다“며 ”또한 네이버, 다음, 카카오가 하나의 제평위에서 (논의) 하고 있는 것은 전체적으로 독과점 구조라 공정성 측면에서 여러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아웃링크 전환 추진…”구글처럼 검색창으로 바꿀 것“
인수위는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링크(콘텐츠 제휴·CP), 아웃링크(검색·스탠드제휴)를 혼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아웃링크의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해 전면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포털의 시작화면이 ‘구글’ 처럼 단순 검색창으로 바뀌게 된다는 게 인수위 측 설명이다.
박성중 간사는 ”인링크 방식은 이용자가 편리하고 중소언론에게는 혜택이 되지만 가두리 양식장처럼 포털 내 트래픽을 증가시켜 언론사에 대한 포털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언론사 노력의 산물인 기사로 소비자를 유인해 돈을 버는 구조는 논란이 많은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링크 방식의 경우 댓글 등을 통한 여론조작이 상대적으로 쉽고 악성댓글로 인한 사회적 폐해 등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아웃링크를 강제할 경우, 정부가 포털의 첫 화면을 구글식으로 강제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구글의 아웃링크 채택 방식을 충분히 검토하자는 차원의 문제 제기“라며 ”강제는 하지 않겠으나 문제가 개선되지 않되면 그런 방식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바로 ‘아웃링크’로 전환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아웃링크의 경우 언론사의 경쟁력 및 독립성을 강화하지만 이용자 불편이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가 넘쳐날 수 있어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 ”유튜브 ‘노딱’ 사유 명확히 알 수 있게 할 것“
인수위는 유튜브의 ‘노란딱지’를 이용자 중심으로 손볼 것임을 시사했다.
박성중 간사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물 등에 대해 사업자가 차단 등의 제재 조치를 할 경우 정확한 사유조차 확인하기 어렵다“며 ”한마디로 사업자 마음대로 결정해버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플랫폼 이용자의 불만처리 체계를 강화해 노락딱지 등 사업자의 제재조치를 받을 때 최소한 제재의 사유는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에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성중 간사는 이번 방안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회사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문가가 지적한 사항을 국민 눈높이에서 고치자는 차원이지, 네이버와 카카오를 표적으로 삼고 삼고 제재를 가한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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