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의 주된 원인이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심장 괴사가 일어난다.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혈관이 막힌 후에야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마저도 소화불량과 혼동하기 쉽다. 다행히 심근경색증은 응급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로 사망률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심근경색증 환자 20명 중 1명은 퇴원 후 1년 이내에 사망하고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 10명 중 4명은 성공적인 관동맥 중재술 후에도 5∼6년간에 걸쳐서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첫 수술 후 6개월 안에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 급성 관동맥 증후군의 초기 사망률은 약 20%인 반면 재발할 경우 사망률은 50%로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심근경색증을 한 번이라도 겪은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검사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증 재발 방지의 핵심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것.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 질환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 이에 유럽에서는 한국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근경색증 치료 후 2년 내에 재발한 환자는 추후 재발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40mg/dL 미만으로 권고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보다 엄격한 L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혈관 질환 초고위험군·고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발표에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스타틴 약물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일부 심근경색증 환자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서 스타틴만으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일부는 간과 근육의 약물 부작용으로 적절한 용량을 투여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사용해 볼 수 있는 약물은 에볼로큐맵 등 PCSK9 억제 피하주사제다. 스타틴과 병용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목표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특히 장기 투여에서도 안전하다고 알려졌다.
심근경색증 재발 위험은 퇴원 직후부터 1년간 가장 높기 때문에 이 시기에 LDL 콜레스테롤 검사와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져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알아채기가 어렵다”며 “평소 식습관 개선, 금연,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목표치까지 낮추지는 못하기 때문에 검사와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 방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 5가지 위험 요인
□ 흡연 □ 고혈압 140/90mmHg 이상 혹은 항고혈압제 복용 여부 □ 40 mg/dL의 낮은 HDL콜레스테롤 □ 조기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 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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