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급격한 시세 변동을 나타내고 있는 ‘루나’를 대다수 마켓에서 페어 제거(상장 폐지)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도 루나의 거래지원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루나를 거래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 경우, 추가적인 시세 변동이 나타날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바이낸스는 한국시간 오전 9시40분 기준 테라가 발행한 암호화폐 ‘루나’의 거레페어를 제거 및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루나는 바이낸스 현물 시장(LUNA/BTC, LUNA/BIDR, LUNA/AUD, LUNA/BNB, LUNA/ETH, LUNA/USDT, LUNA/GBP, LUNA/BRL, LUNA/TRY, LUNA/EUR 등)에서 거래 페어가 제거된 상태다. 다만 ‘바이낸스USD’(BUSD) 마켓은 루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날 선물 시장(LUNA/BUSD, LUNA/USDT, LUNA/BTC, LUNA/BUSD, LUNA/USDT, LUNA/BTC, LUNA/ETH, LUNA/UST)에서도 루나 거래를 중단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량을 자랑하는 바이낸스가 루나 거래 지원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추가적인 거래 종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거래소의 상장 폐지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루나가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은 만큼 추가적인 거래 중단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큰 폭의 시세 변동을 보여 온 루나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상황이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루나를 예의주시하며 상장폐지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자사 상장폐지 절차에 따라서 향후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의 경우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에 대해 투자를 유의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업비트 측은 “루나는 루나의 유통량 조절 알고리즘을 통해 테라USD(UST)를 1달러 가치에 연동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해당 연동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업비트는 루나 및 테라USD의 가격 변동 및 알고리즘의 작동 여부를 모니터링 해왔는 바, 상기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루나의 급격한 유통량 및 시세 변동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11일 루나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 측은 “유의종목 지정 이후 현재까지 루나의 급격한 유통량 증가 및 가격 변동이 지속되고 있고, 테라USD 연동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한편, 프로젝트의 사업진행 상황에 있어서 테라USD 연동 작업 등 유의미한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러 해외 거래소에서 루나 페어가 거래지원 종료되고 있는 상황으로 급격한 시세변동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루나는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가 발행한 암호화폐 중 하나다. 당초 테라는 글로벌 지불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8년 출범했다. 테라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와 ‘루나’ 등을 발행했는데, 루나는 테라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담보 성격을 갖고 있다.
파격적인 이자구조를 제시하며 대표적인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로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에 가까운 이자율과 가격 유지 알고리즘의 취약성이 문제가 됐다.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테라 블록체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달러에 고정된 (1달러=1테라)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가 지난 8일 1달러선이 무너지면서 테라와 루나 모두 끝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2시30분 기준 테라USD 시세는 지난 일주일 새 80.60%, 루나 시세는 99.9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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