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최고경영자 리사 수 박사는 올해 1월 개최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새로운 AMD 라이젠 6000 시리즈 APU를 공개했다. AMD 라이젠 6000 시리즈는 코드명 ‘렘브란트’로 불리며, 6나노미터(nm) 기반 젠3+ 아키텍처와 AMD RDNA2 그래픽 아키텍처를 탑재한다. 또 DDR5 메모리와 와이파이 6E 지원, 전작 대비 69% 높은 비디오 인코딩 성능과 100% 향상된 게이밍 성능 등 강력한 성능을 갖춘다. 국내 시장에서는 3월부터 45W급 고성능 프로세서 기반의 노트북들이 출시되고 있고, 15-28W급 저전력 프로세서는 이제 막 출시를 앞둔 상태다.
새로운 저전력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 기반의 AMD 라이젠 5 6600U와 8코어 16스레드 기반의 라이젠 7 6800U가 각각 출시된다. 두 프로세서 모두 전작보다 부스트 클럭이 소폭 향상됐으며, 그래픽 코어 숫자도 늘어나 게이밍 및 3D 성능이 좋아졌다. 최대 소비 전력이 늘긴 했지만 공정 개선을 통해 배터리 효율은 오히려 향상됐고, 또 DDR5 메모리 지원을 통해 내부 통신 성능 향상으로 인한 성능도 개선됐다. 새로운 AMD 라이젠 6000 시리즈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지, AMD 라이젠 7 6800U 기반의 에이수스 젠북 S 13 OLED로 성능을 살펴본다. 한층 더 향상된 경쟁력, AMD 라이젠 7 6800U
에이수스 젠북 S 13 OLED는 에이수스의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업으로, 13.3인치 2.8K(2880x1880) 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배터리는 67Wh가 탑재되며, 무게는 1.1kg으로 초경량이다. 출시 사양으로는 AMD 라이젠 7 6600U와 6800U를 탑재한 모델이 각각 출시되며, 리뷰에는 6800U에 16GB LPDDR5가 적용된 사양이 사용됐다. AMD 라이젠 7 6800U는 8코어 16스레드에 기본 클럭 2.7GHz, 최대 클럭 4.7GHz로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그래픽 카드는 AMD 라데온 680M 내장 그래픽으로 구성되며, 그래픽 메모리는 기본 512MB로 동작하다가 필요시 시스템 메모리 자원을 끌어다 확장한다.
10분 간 특정 화상을 렌더링해 프로세서 성능을 수치로 확인하는 프로그램, 시네벤치 R23을 활용해 AMD 라이젠 7 6800U의 코어 성능을 확인해봤다. 해당 테스트 결과, 단일 코어 성능은 1448점, 다중 코어 성능은 9466점으로 확인된다. 전작인 5800U의 경우 단일 코어 1375점, 다중 코어 6991점으로 약 35%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 다만 당시 테스트한 5800U는 열 설계 전력이 15W였고, 에이수스 젠북S 13 OLED의 경우 모니터링 기준으로 25W까지 상승한다. 공정 개선에 따른 성능 개선은 확실하지만, 소비전력 상승을 통한 성능 차이도 분명하다는 점이다. 전력 소모량이 커지면 그만큼 발열이 커지고, 배터리 소비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3D 렌더링 처리 속도를 기반으로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하는 블렌더 3.0 벤치마크와 3D 마크: CPU 프로파일을 실행해봤다. 블렌더 3.0을 통해 AMD 라이젠 7 6800U가 분당 처리한 프레임은 몬스터 71.4 프레임, 정크숍 40.9프레임, 클래스룸 30.6프레임으로 도합 142.9점으로 확인됐다. 이 점수는 AMD 라이젠 7 1800X나 인텔 i7-10700보다 소폭 높은 점수로, 초경량 노트북으로는 괄목할만한 성능 향상이다.
CPU 프로파일은 16스레드 기준 4850점, 단일 코어 820점을 획득했다. AMD 라이젠 7 1800X은 동일 테스트에서 16스레드 4488점, 단일 코어 550점대다. 비교군인 라이젠 7 1800X는 2017년 출시된 8코어 16스레드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열 설계 전력이 95W인 최상급 프로세서다. 5년 전 프로세서지만 고성능 쿨러가 필요한 최상급 프로세서를 1.1kg대 초경량 노트북으로 넘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비교적 최신 제품으로는 AMD 라이젠 7 3600X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인데, 성능 향상폭을 생각하면 분명 발전됐다. 웹 서핑, 화상회의, 3D 렌더링 등 실사용 환경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확인하는 PC마크: 모던 오피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밝기를 50%로 두고 진행한 결과, 실 사용 시간은 10시간 42분으로 나타났다. 동일하게 13.3인치 OLED, 67Wh 배터리에 밝기 50%를 기준으로 진행한 AMD 라이젠 7 5800U의 결과가 11시간 43분이었던 점과 1시간 더 짧다. 물론 이때 5800U는 15W로 동작했고, 6800U는 이보다 높은 소비전력으로 동작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작업 속도나 효율은 더 나아진 점, 웹 브라우징이나 영상 시청 등 단순 작업일 경우 6800U의 효율이 더 높은 점을 고려하면 더욱 탄력적으로 배터리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100% 향상된 게이밍 성능, 틀리지 않았다
‘100% 향상된 게이밍 성능’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게이밍 성능 확인에 사용하는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 타임스파이를 각각 돌려본 결과,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는 그래픽 6494점, 물리 1만 9598점으로 확인됐다. 동일 테스트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MX450 25W가 획득한 그래픽 점수가 4965점보다 훨씬 우수하다. GTX 1050의 그래픽 점수가 7886점인 만큼 외장 그래픽 수준을 따라잡진 못하지만, 초경량 노트북의 내장 그래픽으로는 최고 수준에 가깝다. 타임스파이 점수 역시 그래픽 2095점, CPU 7322점으로 MX450을 탑재한 모든 노트북보다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실제 게임에서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 최소 사양이 3.2GHz 듀얼 코어 및 4GB 메모리, GTX 660 2GB를 요구하는 ‘프로스트 펑크’의 경우, 최고 사양에서 FHD 해상도로 플레이 시 27~30프레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해당 게임의 권장 그래픽 카드가 AMD 라데온 RX 580 4GB인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30프레임 내외로도 충분하고, 동적인 플레이 위주의 게임이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국내 시장에 출시돼있는 대다수 온라인 게임도 옵션을 타협하면 FHD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높은 프레임을 확보해야 하는 FPS, 액션 및 레이싱 게임은 쉽지 않다. 빠른 전환이 이뤄지는 1인칭 슈팅 게임, 레인보우식스:시즈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FHD 최고 옵션으로 진행한 결과에서는 최소 70프레임, 평균 96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게임 자체가 사양이 높지 않은 탓도 있고, 또 VRAM이 적절히 시스템 메모리를 끌어온 덕분인데, 제법 사양이 요구되는 게임은 해상도나 옵션을 낮춰야 원활할 것이다.
물론 내장 그래픽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우수한 결과다. 아울러 RDNA 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라데온 슈퍼 레졸루션(RSR)이나 피델리티FX 슈퍼 레졸루션(FSR)을 활용해 동작 프레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완성도 끌어올린 내장 그래픽, 초경량도 성능 챙겨
AMD 라이젠 7 6800U는 앞서 출시된 5800U의 아쉬웠던 점을 완전히 메우고 등장했다. 성능 측면에서는 2세대 이전 공정의 데스크톱에 준하는 성능을 갖추게 됐다. 특히나 2% 부족했던 내장 그래픽 성능이 큰 폭으로 향상되면서 초경량 노트북으로도 웬만큼 FH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을 달성했다. 이전 세대까지 리그오브 레전드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수준의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었다면, 6800U부터는 발로란트 FHD 상급 옵션이나 배틀그라운드 최저 옵션 정도는 해볼 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애초에 내장 그래픽으로 이 정도 사양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대단한 발전이다.
반대로 소비전력 상향으로 인해 배터리 실사용 시간은 줄어들었는데, 이는 배터리 설정만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애초에 배터리 실사용 시간이 10시간이 넘기 때문에 큰 문제로 보긴 어렵다. AMD 라이젠 7 6800U는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 사진 및 영상 편집에 이어 게이밍까지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인다. 사실상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내릴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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