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금융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사업을 추진할 임원을 뽑는 채용공고를 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플코리아 측은 국내 애플페이 도입 계획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말부터 한국과 일본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맡을 간부급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근무지는 일본 도쿄가 유력하다.
담당 업무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애플페이와 애플 자체 플랫폼(아이튠즈·앱 스토어·애플 뮤직·아이클라우드)의 결제 서비스 전략 수립이다.
직급은 ‘컨트리 리드’(Country Lead)로 고위 임원이다. 자격사항은 15년 이상의 관련 업무 경력이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2014년 출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처럼 실물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에서는 2016년 도입된 것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쓸 수 없는 서비스다. 애플은 2015년부터 한국 시장에 애플페이를 출시하고자 카드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별도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단말기 설치 및 비용 투자 문제로 불발됐다.
앞서 애플은 카드사에 한 대당 10만~15만원 수준의 NFC 단말기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고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국내 NFC 보급률은 3%로 당시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이 국내 카드사에 높은 ‘결제 수수료’를 책정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앞서 애플이 국내 카드기업에 요구한 수수료는 결제 건당 약 1%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수료를 0.15%대로 책정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국내 카드사의 수수료가 2%인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는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의 절반을 애플에게 내줘야 하는 격이다.
애플코리아 측은 국내 애플페이 출시계획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고만으로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국을 명시했다는 점으로 보면 언젠가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다는 정도로는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지난해부터 결제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도입이 예전보다는 수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2021년 5월 이스라엘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수수료를 0.15%로 매긴 바 있다.
한편 애플은 현재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후불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 레이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 페이로 먼저 물건을 산 뒤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고 6주에 걸쳐 최대 4번 분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