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과 동시에 취업 보장’과 같은 문구로 홍보 활동을 벌이는 교육기관은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사람들은 이런 홍보 문구가 대부분 과장되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진짜로 이런 문구에 상당부분 부합하는 제도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바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이다.
이는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2018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학생의 입학 과정에 공동 참여하며, 선발된 학생은 그 기업에 취업이 ‘약정’된다. 학생은 입학 1년 후 해당 기업에 취업하며, 3학년을 마치고 조기 졸업할 때까지 학교 강의실과 기업을 오가며 교육과 실무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학생 입장에선 취업이 보장되며, 기업 입장에선 자사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2022년 현재 전국 8개 대학 27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지원자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다만, 학생 입장이라면 ‘취업 보장이라는 꿈 같은 문구는 정말일까?’, ‘입학이나 교육 과정이 너무 험난한 건 아닐까?’, ‘혹시 도중에 낙오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같은 의문을 가질 만도 하다.
취재진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2020년부터 실제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에 참여한 가천대학교 미래산업대학 게임·영상학과를 방문, 해당 학과의 윤준희 교수(공학박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의 이모저모, 그리고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제도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 가천대 게임·영상학과는 실무 경험이 많은 교강사진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윤준희 교수의 경우는?
: 실제로 그러하다. 본인 역시 게임 산업에서 20여년을 종사했다. 게임 개발 PD로 오래 일했으며, 그 외에 게임개발자협회의 협회장, 한국콘텐즈진흥원의 비상임 이사로도 수년 간 활동하는 등, 정책 관련 업무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 업계 현장에서 활동하는 와중에도 중앙대학교 게임사관학교나 서울산업진흥원, 청강문화산업대를 비롯한 교육 기관에서 전임강사로 활동하는 등, 가천대에 부임하기 이전에도 종종 교육 현장에서 강의 활동을 하곤 했다.
- 상당히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교육 현장에 몸담게 된 이유는?
: 게임 사업은 여타 사업에 비해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며, 이런 역량을 갖춘 사람은 정말로 귀한 존재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각종 정책 역시 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 교육 현장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교육은 어떠한 형태이건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특히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책적 목소리도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많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내 삶의 기반을 마련해 준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이 컸던 것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 조기취업 계약학과 사업을 통해 운영되는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 조금 과장하자면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른바 SKY급으로 학업성적이 좋았던 학생이 아니더라도 우리 학과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해당 분야에서 우뚝 서는 인생이 될 수 있다. 오랜 실무 경험을 가진 우리 교강사진이 이를 전력으로 지원할 것이다.
- 게임·영상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학부생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 1학년까지 학교 공부에 전념하지만, 2학년과 3학년은 주 4일간 계약한 기업에서 일하고 금요일과 토요일만 학교 공부를 하게 된다. 기업과 학교 활동을 병행하면서 학생은 실무 경험을 쌓고 기업에선 인재를 검증하는 과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교육 커리큘럼도 2학년부터 크게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분야로 반을 나눠 진행된다. 이 역시 특정 분야 및 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인재를 키우기 위함이다.
- 조기취업 계약학과 기반의 게임·영상학과를 운영한지 2년이 지났다. 현황을 소개하자면?
: 지원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입학한 2학년은 40명, 두번째로 입학한 1학년은 80명이며, 기업들은 물론, 학교측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참여한 기업은 게임 분야에선 ‘액션스퀘어’, ‘나인아크’, ‘마상소프트’, ‘세시소프트’, ‘유비펀’, ‘루노소프트’ 등 다양하며, 대기업보다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중소·중견기업의 관심이 높다. 견실한 중소기업에 원활하게 인재를 공급한다는 조기취업 계약학과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 형태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라면 최근에는 게임 외에 메타버스나 인터렉티브 교육 콘텐츠, 일반 IT 기업들까지 우리 게임·영상학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기업인 ‘유티플러스’, ‘아이오아이’, 디지털트윈 분야의 ‘넥스텝스튜디오’ 등이 참여했으며, 게임 전문 언론사인 ‘게임동아’의 영상 기자 모집도 경쟁률이 높았다. 게임 분야의 인재라면 다른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도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의 눈길을 끌고 있다.
-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 서류와 면접으로 나뉘는데, 면접이 특히 중요하다. 면접에는 기업 관계자도 참여하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해당 직무는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기업에서 선보인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좋고, 간단한 포토폴리오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게임 기획 분야라면 짧은 기획서를 써 보고, 프로그래밍 분야라면 간단하나마 움직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보라는 의미다.
실제로 상당수의 학생들이 포토폴리오를 준비했으며, 이런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내곤 했다. 이건 단순히 그 학생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을 떠나, 면접관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기 위함 이기도 하다. 준비된 인재는 어디서나 환영 받는 법이다. 그 외에 인성이나 표현능력도 중요하게 본다.
- 입학 후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한 팁이 있다면?
: 자기 분야의 교강사진과 많은 소통을 하길 권한다.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의 교강사진은 일반적인 교육자들과는 달리, 대부분 현업 출신이다. 해당 분야의 국내 최고 기업에서 일하던 전문가들이 곁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인 선생님처럼 상대하기 보다는 자신이 일할 회사의 선배이자 베테랑 파트너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다.
교강사진 역시 이 학생들이 자신의 업계 후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쌓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게임·영상학과의 교강사진 중에는 업계 일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으며, 퇴직 후 다시 산업 현장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교강사진과 인연을 맺는 것 만으로도 학생들이 향후 업계에서 일할 때 필요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입학과 동시에 특정 기업과 취업을 약정한다는 것이 조기취업 계약학과의 특징이긴 하지만 도중에 낙오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학점을 이수하는 학생의 경우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와 회사 생활을 충실히 병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업의 사정으로 학생이 일을 계속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는 있었다. 이럴 때는 일정 기간 동안 학교에서 계속 공부하면서 해당 학생의 직무와 역량에 맞는 다른 협약 기업을 추천한다.
단 한 명의 중도탈락 없이 끝까지 가기 위해 우리 교강사진도 성의를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맞춤형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조기취업 계약학과 사업의 특징, 그리고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의 매력에 대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이른바 ‘덕심’이라는 것이 있다.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마니악한 분야의 지식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 빛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천대 게임·영상학과다. 그리고 한류 열풍을 이야기할 때 드라마나 K팝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출액이 가장 큰 건 게임 분야다.
가천대 게임·영상학과는 게임 외에도 메타버스를 비롯한 차세대 산업에 걸 맞는 다양한 IT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학교 입장에서도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가천대의 주요 성장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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