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노리는 인디 게임사들, 퍼블리셔를 고를 때 신경써야 할 부분은?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7월 6일 15시 24분


'마인크래프트'를 필두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인디 게임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비주류였던 인디 게임 시장이 주류 게임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픽이나 규모면에서는 당연히 대형 게임사들의 야심작만큼의 완성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대형 게임들과 달리 기존에 없었던 참신함을 앞세워서 글로벌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형 게임쇼에서도 인디 게임 분야를 따로 신설해서 시상을 하고 있으며, 아예 인디 게임만을 위한 대형 행사도 자주 개최되고 있다.

주목받는 인디 게임 시장 (출처=구글 플레이)
주목받는 인디 게임 시장 (출처=구글 플레이)

이렇게 많은 인디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자체적인 서비스보다는 퍼블리셔의 힘을 빌려 게임을 선보이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규모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인디 게임의 기본 정의이긴 하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퍼블리셔와 손을 잡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인디 개발사들이 자본, 개발력, 마케팅 분야 등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퍼블리셔를 고르는 것이 게임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선택이 되고 있다.

인디 게임이 퍼블리셔를 찾을 때는 부족한 개발 자금 지원이 최우선이 될 수 밖에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글로벌, 마케팅, 개발력도 신경써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

인디 게임의 주요 무대가 된 스팀 (출처=스팀)
인디 게임의 주요 무대가 된 스팀 (출처=스팀)

인디 게임들은 기존 게임들이 가지지 못한 참신함이 무기인 만큼, 다양한 취향을 가진 이들을 노리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은 필수적이다.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RPG(역할 수행 게임) 장르가 강세이지만, 북미, 유럽쪽에서는 캐주얼 퍼즐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등 지역마다 각기 다른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다양한 장르 게임들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 이유로, 엄청난 인구수 때문에 비주류 장르를 골라도 기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국내 인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글, 애플, 스팀 등 글로벌 마켓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 같은 글로벌 마켓 출시 경험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가 퍼블리셔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출시만 하는 것이라면 인디 게임사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긴 하지만, 각국의 언어 지원과 현지 이용자들에 대한 응대 등 성공을 위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의 경우 일찍부터 '디제이맥스' 시리즈 등 자체 게임들을 스팀으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출시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퍼블리싱 게임인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를 글로벌 누적 100만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게임으로 만들 수 있었다.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출처=네오위즈)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출처=네오위즈)

퍼블리셔를 통해 부족한 개발력을 보완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다. 물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인디 게임의 특성상 매출을 중시하는 퍼블리셔에게 개발 간섭을 받으면 창의력을 해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규모 인원이 개발하게 되는 인디 게임의 특성상 초기 기획을 완벽하게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해킹, 과금체계 등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니, 이미 여러 게임을 완성시켜 출시해본 경험을 가진 퍼블리셔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개발 기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글로벌 흥행 게임으로 주목받은 팀 타파스의 대표작 '표류소녀'의 경우 다에리 소프트를 퍼블리셔로 선택하면서 게임성에 대한 간섭을 일체 받지 않고, 운영, 보안, 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을 받았으며, 그 결과 게임성을 해치지 않은 합리적인 과금 모델을 가진 게임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에리소프트는 표류 소녀 외에도 '인생 게임', '사신키우기' 등의 게임에서도 적극적인 개발 지원을 통해 게임의 성과를 극대화시키면서 인디 게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표류소녀 (출처=다아리소프트)
표류소녀 (출처=다아리소프트)

게임을 출시만 하면 알아서 이용자들이 즐겨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인디 게임의 경우 대형 게임들처럼 많은 자금을 들여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에서 가장 보편적인 마케팅 방법으로는 인앱광고 마케팅이 있다. 현지에 직접 가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무리이니, 이미 많은 이용자들을 가진 글로벌 인기 게임에 인앱광고를 삽입하면서, 광고를 본 이들을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한 모비릭스의 경우 글로벌 10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자체 게임을 여럿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퍼블리싱 게임들의 광고를 삽입하면서 새로운 흥행 게임을 만드는 방식으로 꾸준한 성과를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구글 유튜브 광고 등 전 세계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만큼,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광고 제작, 효율적인 광고 노출 방법 등 많은 경험을 가진 퍼블리셔와 손을 잡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중요 마케팅 수단이 된 인앱 광고 (출처=아이언소스)
중요 마케팅 수단이 된 인앱 광고 (출처=아이언소스)

다만 마케팅의 경우 많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 소모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 증가가 개발사의 수익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출시 초반 마케팅이 집중되는 게임의 특성상, 초반에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고,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 배분율이 낮아지게 되면, 자금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들은 게임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에리소프트 같은 경우에는 자체 유튜브 채널인 쿠찌를 적극 활용하는 등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개발사 수익 배분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ra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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