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너지 탐사하고 우주 전체 촬영… ‘제임스웹’ 후속 망원경 띄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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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 경쟁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2일(현지 시간)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한 총천연색 사진을 공개했다. 별들의 요람 ‘용골자리 성운’, 1877년 최초 발견된 소은하군 ‘스테팡 5중 은하’ 등 여러 천체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현재까지 인류가 촬영한 우주 천체 사진 중 지구에서 가장 멀고 가장 해상도가 높다. 개발에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 25년이 소요된 JWST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나서게 된다.

JWST가 이날 초고선명 사진을 공개하며 깜짝 데뷔했지만 벌써부터 후속 우주망원경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유럽과 일본, 중국이 줄지어 우주망원경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국과 함께 우주망원경을 개발 중이다. 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초창기 은하 생성의 비밀, 생명의 기원 등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 첩보위성 기술 활용해 넓은 우주 관측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권 바깥 우주 공간에서 천문 관측을 수행하는 광학 관측 장비를 뜻한다. 천문학자들은 감마선부터 전파까지 다양한 파장을 활용해 천문 관측을 수행하는데 지상에서는 대기의 영향으로 관측하지 못하는 파장대역이 많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는 1940년대 이런 문제를 극복할 우주망원경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는 실제로 실천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90기 이상의 크고 작은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향했고 이 가운데 26기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2027년 발사 예정인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NASA 제공
2027년 발사 예정인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NASA 제공
미국은 이런 움직임에서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나사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개발하면서 2027년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발사하는 계획을 내놨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어머니’로 불리는 로먼의 이름을 딴 이 우주망원경은 미국 국가정찰국(NRO)이 첩보용으로 비밀리에 사용하던 것을 2011년 기증받은 것이다. 항성의 빛을 가리며 주변에 있는 희미한 빛을 측정하는 장치인 코로나그래프계측기(CGI) 등 우주 관측에 필요한 부품을 장착하며 연구용으로 개조됐다. 거울의 지름은 2.4m로 허블과 같지만 광시야계측기가 달려 있어 3억 픽셀의 고해상도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다. 미국이 한때 자랑하던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100배 더 넓은 시야로 더 적은 시간 동안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 허블이 찍은 사진 100장을 합쳐야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 한 장이 된다는 의미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우주의 물질 분포를 파악해 우주의 확장과 시간에 따른 암흑에너지의 영향을 측정할 계획이다.

○ 한국도 참여한 우주망원경 스피어X, 유럽·일본도 독자 추진

우주 전체를 찍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X’. NASA 제공
우주 전체를 찍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X’. NASA 제공
한국도 나사와 함께 우주 전체를 찍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X’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우주의 특정 지역에 대한 깊고 정밀한 탐사를 수행한다면 스피어X는 지구 주변 궤도를 돌며 우주 전체 지도를 만드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 망원경 개발에서 기기, 자료 처리 소프트웨어, 과학 연구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나사는 2016년 ‘차세대 플래그십’ 우주망원경으로 외계행성을 찾는 우주망원경 등 4개 후보를 선정했다. 이 4개 우주망원경은 각각 관측 파장대와 임무가 서로 다른데 이 중 하나를 최종 후보로 결정해 2035년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이 2026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플라토(PLATO)’(위쪽 사진).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가 개발 중인 중력파 관측 우주망원경 ‘라이트버드’. ESA·JAXA 제공
유럽우주국(ESA)이 2026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플라토(PLATO)’(위쪽 사진).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가 개발 중인 중력파 관측 우주망원경 ‘라이트버드’. ESA·JAXA 제공
유럽과 일본도 독자 우주망원경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 우주망원경 플라토(PLATO)를 우주로 띄울 예정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이름을 딴 플라토에는 총 26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데 태양과 같은 별(항성) 주변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는 임무를 맡았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중력파를 관측할 라이트버드를 2027년 발사할 계획이다. 초기 우주가 생성된 직후 약 10∼38초 동안 방출된 원시 중력파를 관측할 수 있다. 우주 급팽창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중국도 가장 도전적 과제 목표로 우주망원경 발사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허블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쉰톈’을 2024년 발사한다. CNSA 제공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허블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쉰톈’을 2024년 발사한다. CNSA 제공
중국은 최근 미국 다음으로 우주 개발에 가장 야심 찬 계획을 내놓고 있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허블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쉰톈’을 2024년 발사한다. 10년간 우주에 머물며 전 우주의 40%에 이르는 구역을 관측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말 완성될 중국의 우주정거장과 함께 궤도를 돌며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속성, 우주의 대규모 구조, 은하의 형성과 진화를 탐구한다.

인도도 우주망원경 강국으로 꼽힌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현재 운용 중인 아스트로샛의 후속으로 ‘아스트로샛-2’를 2025년 우주로 띄워 5년 동안 우주 기원 탐색 등의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양성철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주망원경은 인류의 순수한 과학적 탐구욕을 채우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우주망원경 개발 경쟁#제임스웹 후속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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