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아끼고 냄새 잡는 자동차 에어컨 사용법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8월 22일 19시 12분


폭우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요즘. 자동차 에어컨 작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치솟은 기름값에 걱정이 앞선다. 꿉꿉한 날씨 속 에어컨에서 나는 악취도 문제다. 연비를 절약하는 에어컨 사용법과 함께 공조기 냄새의 원인, 예방법을 살펴봤다.
자동차 에어컨 이미지. 출처=카닥
자동차 에어컨 이미지. 출처=카닥

에어컨 최대로 켜고 주행하면, 평소보다 에너지 소모 20% 증가

에어컨을 최대로 켜고 달리면, 평소보다 약 20%가량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한다. 연료비가 치솟은 요즘, 기름값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문의가 많다.

여름철 바깥 온도가 30도라고 가정했을 때, 1시간 동안 야외에 주차한 차량 내부 온도는 70도 가까이 오른다. 이때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에어컨을 켜는 운전자가 많겠지만, 치솟은 온도를 내리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차량에 탑승해 출발 전 창문을 모두 내리고 1~2분간 환기를 시켜보자. 실내온도가 40도 아래로 낮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잠시 환기를 하면,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실내 온도도 더 빠르게 내릴 수 있다.

저속, 언덕 주행 시 에어컨 잠시 꺼야

주행 상황에 따라 에어컨을 켜고 끄는 것도 연비 절약에 도움을 준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오를 때 에어컨까지 켜면, 연료 소비가 그만큼 늘어난다. 이때, 에어컨 가동을 잠시 멈추면 연비가 높아진다.

차량이 시속 60km 이상 일정 속도로 달릴 때는 에어컨을 켜는 게 오히려 좋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창문을 열면, 열린 창문 때문에 공기 저항이 생겨 에어컨을 켜는 것과 비슷한 연료를 소비한다. 반면 60km 이하 저속으로 주행할 때 또는 꽉 막힌 정체 상황일 경우, 잠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면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운전석 쪽 창문을 4~5회 정도 내렸다 올렸다 반복하면서 주행해도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며 “환기 후 최초 주행 시 창문을 모두 열고 에어컨을 강하게 켜 나머지 열기를 뺀 후 서서히 공조기 강도를 줄이는 것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에어컨 냄새 원인은 곰팡이…필터 교체·증발기 확인·외기 유입 모드 활용

자동차 에어컨에서 악취가 날 경우, 에어컨 필터에 생긴 곰팡이가 원인일 확률이 높다. 필터 표면에 먼지가 쌓이면, 습기가 맺히고 곰팡이와 세균이 증식해 악취의 원인이 된다. 필터를 교체하지 않고 오래 사용하면, 외부 악취와 먼지가 그대로 차량 내부에 유입될 수 있다.
출처=카닥
출처=카닥

에어컨 필터는 일 년에 두 번 이상, 특히 장마와 태풍을 겪은 여름 후 반드시 교체하는 게 좋다.

바닥 매트에 있는 먼지도 털어내야 한다. 실내 청소가 미비한 상태에서 내부 순환 모드로 에어컨을 켜면, 바닥에 있는 먼지가 올라오면서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플랫폼 카닥 관계자는 “최근 건강을 챙기는 운전자는 에어컨 필터를 교체할 때, 미세먼지까지 잡는 필터를 선호한다“며 “에어컨 필터는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PM0.3 이상의 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에어컨 필터 교체 후에도 악취가 난다면, 에어컨 증발기도 확인해야 한다. 증발기는 운전자가 직접 확인하고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시공 업체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당장 증발기 청소가 어렵다면, 임시방편으로 히터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높은 온도와 풍량으로 히터를 작동하고, 내기 순환 모드를 켠다. 이후 송풍구를 닫으면 에어컨 내부를 건조해 악취를 제거할 수 있다.
동그라미로 표시한 내기 순환 버튼. 출처=한국전기안전공사
동그라미로 표시한 내기 순환 버튼. 출처=한국전기안전공사

내기 순환 버튼을 계속 누른 채로 오래 주행할 경우, 실내 이산화탄소 수치가 상승하고 공기 질이 나빠진다. 이 때문에 차량 외부의 악취가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기 유입 모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에는 외부와 온도 차이로 인해 에어컨 증발기에 결로 현상(수분이 물체 표면에서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이 생겨 곰팡이가 증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외기 순환 모드 사용을 권장한다.

그 외에도 에어컨 바람이 약하거나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먼지로 인해 통풍구가 막혔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공기 필터를 교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에어컨디셔닝(Air Conditioning) 버튼 이미지. 출처=한국전기안전공사
에어컨디셔닝(Air Conditioning) 버튼 이미지. 출처=한국전기안전공사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팁은 에어컨디셔닝(Air Conditioning, A/C) 기능 활성화다. A/C라고 표시된 이 버튼은 쉽게 말해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한다.

자동차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 자동차 앞 유리 습기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 A/C 기능을 켜면 압축기가 작동하면서, 찬 공기를 생성해 내부로 시원한 바람을 보내준다.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켰는데도 찬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A/C 버튼을 눌렀는지 확인해보자.

평소 차량 운행 시 목적지에 도착하기 5분~10분 전 A/C 버튼을 눌러 에어컨만 끄고 바람(송풍)만 나오게 하면, 공조기 내부의 습기를 말려 세균과 곰팡이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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