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소식]증강현실 활용해 내 몸에 딱 맞게 집에서 재활 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4일 03시 00분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증강현실 재택 운동’ 프로그램

장원혁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재택 운동 프로그램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장원혁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재택 운동 프로그램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많은 뇌중풍(뇌졸중) 환자들이 균형 감각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 올바른 걸음걸이가 어렵고 낙상과 같은 사고에 쉽게 노출된다. 낙상 방지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이 있지만 뇌중풍 발생 후 1년 내에 환자 73%가 낙상 사고를 겪는 게 현실이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장원혁 교수팀은 뇌중풍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증강현실(AR) 재택 운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AR은 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사용해 현실감을 더한다.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도 자택을 배경으로 여러 동작을 연습할 수 있어 실제 생활과 같은 효과를 준다. 연구팀은 환자 68명을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과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으로 나눠 한 달간 관찰했다.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은 그림이 포함된 서면 안내문을 보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은 AR 장비를 집에 설치해 사용한다. 사용자가 설치된 모니터 앞에 서면 센서가 환자 몸을 인식하고 스크린을 통해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동작들은 점수로 환산돼 각 세션에서 80% 이상 달성 시 다음 레벨로 넘어간다.

세션마다 기록된 환자 재활 운동 점수는 전문치료사에게 전달된다. 수시로 전달되는 개별 재활 운동 기록을 바탕으로 전문치료사는 매주 진행하는 전화 상담 때 환자 치료 현황에 맞는 적절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환자들에게 △프로그램 이용 전 △프로그램 이용 후 △프로그램 한 달간 이용 후 등 총 세 번 재택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내용은 균형 기능 평가 외에 환자들의 낙상에 대한 두려움, 우울감과 같은 심리 평가도 함께 진행됐다.

두 그룹 모두 프로그램 시행 후 균형 기능과 심리 평가 결과가 향상됐다. 균형 기능 평가와 삶의 질 점수는 1∼2점 차로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이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보다 다소 높은 점수가 나왔다. 심리 평가 중 우울감은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으나 낙상에 대한 두려움은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이 프로그램 이용 전보다 이용 후 점수 차가 더 컸다.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은 프로그램 이용 전(21.7점)과 한 달간 이용 후(20.8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은 이용 전(25점) 대비 한 달간 이용 후(19.3점) 5.7점 낮아졌다.

이번 연구 중에 AR 재활 운동 프로그램 사용 시 낙상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확인됐다. 단 척추 동맥 박리 이력이 있는 한 환자가 프로그램 이용 중 어지러움을 느껴 실험을 중단한 경우가 있었다. 척추 동맥 박리 등 목,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프로그램 이용 시 갑작스럽거나 빠른 목 동작은 피해야 한다.

장원혁 교수는 “기존 방식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재활 운동 프로그램에 차세대 기술인 AR 기술을 접목하면서 집에서도 언제든 맞춤 재활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나은 치료 방식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장애와 재활’ 최근호에 게재됐다.

#헬스동아#건강#의학#의료계 소식#재활 운동#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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