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러 갑니다]“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서 살아남으려면 ‘다름’ 인정하는 문화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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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 바이엘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
팬데믹-전쟁 등 혼란스러운 세계… 기업은 항상 다음 변화 대비 필수
유연성 높은 조직 구성하려면, 개개인 배경 인정하고 지지해
다양성-포용 문화로 만들어야

이지숙 바이엘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은 직원 개개인의 다양성이 온전히 지켜질 수 있는 포용적인 기업 문화와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엘 코리아 제공
이지숙 바이엘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은 직원 개개인의 다양성이 온전히 지켜질 수 있는 포용적인 기업 문화와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엘 코리아 제공


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을 결정할 때 다양성을 갖춘 조직은 다양한 프레임 속에서 각기 다른 시각의 위험을 예측해 낼 수 있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강구하기 때문에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다양성(Diversity)과 포용(Inclusion)’은 기업들이 내세우는 가치나 조직문화에 곧잘 등장한다. 하지만 글로벌 회사에서 이 개념은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지금, 기업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은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중요한 가치다. 이지숙 바이엘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기업도 예외가 아닌데 바이엘은 어땠나.

“최근 다양한 기업의 임원들과 만나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얼마나 변화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이 ‘인생에 한 번 겪을 만한(Life time experience) 치열한 시간’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바이엘 또한 팬데믹 기간 동안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년 동안 바이엘은 새로운 업무방식, 권한의 부여방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권한 위임이다. 팀이 주도적으로 빠르고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보다 기민하고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바이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 대신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이라 정의했다. 우리 삶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기에 항상 다음을 준비해야한다는 의미다. 제가 일을 시작했던 30년 전보다 현재 직원들에게 훨씬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됐다. 그들이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됐다.”

―그렇다면, 이런 변동이 크고 불확실한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까.

“우리는 지금 끝없는 변화의 시대 즉, VUCA 월드를 살아가고 있다. VUCA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의미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등 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 위기까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VUCA가 강화되고 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리더십의 역할은 조직이 지향하는 미션, 가치 같은 큰 그림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은 직원들 개개인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민첩성, 유연성, 그리고 회복력(resilience)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현장의 리더십’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적 기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바이엘이 추구해오던 다양성과 포용의 기업 문화에 최근 다시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에서 다양성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

“다양성과 포용이 기업의 재무 적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예를 들어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문화 다양성이 높은 관리자 그룹을 보유한 회사가 혁신을 통해 약 19%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개개인의 다양한 배경과 경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시켜 기업 내 더 많은 혁신과 성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더 많은 다양성을 가진 조직에서는 직원들 간 서로 다른 기술, 능력, 업무 영역을 바탕으로 협업하므로 생산성 향상이 두드러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각기 다른 인종, 성별, 종교 등을 바탕으로 축적된 다양한 경험이 기업 발전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직장 내 다양성이 기업의 혁신을 제고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 보고서에서도 다양성을 포용한 리더십과 재무성과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CFO로서 기업문화라는 비재무적 요소가 재무성과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결과는 굉장히 흥미롭다. 좀 더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보자면 독일 본사의 크롭사이언스 IT 부서에서 근무할 당시 이야기를 하고싶다. 투자 같이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마다 항상 나온 이야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정형화된 시선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할 수 있으면 이에 따른 결정과 해결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조직에서 다양성’은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위험 관리 측면에서도 굉장히 효과적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을 결정할 때 다양성을 갖춘 조직은 다양한 프레임 속에서 각기 다른 시각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강구하기 때문에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기업 내 다양성이 존중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기업 내 다양성이 존재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은 포용이다. 다양성을 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류 문화에 직원들을 순응시키려는 모습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지지하고 용기를 주는 것이다. 각자의 정체성과 다양한 배경에서 개인이 지닌 가치를 업무에 투영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바로 바이엘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다.”

#헬스동아#건강#의학#만나러 갑니다#글로벌#바이엘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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