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이 현실세계로 돌아간다”…글로벌 게임시장 위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3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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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 상황에 인플레이션 더해지며 게임 소비 줄어
한국 게임사는 인건비 부담 커져…신작 흥행한 넥슨, 카겜만 웃어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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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이 현실세계로 돌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특수를 누렸던 글로벌 게임산업이 최근 저조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든 상황과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게임산업이 침체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실세계로 돌아간 플레이어들이 생활비 위기로 (게임)지출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비디오게임용 콘솔 제조사, 게임 개발 및 유통사, 게임용 반도체 제조사 등 게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이 하락하거나 기대치를 밑돌았다.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를 생산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산업 매출이 줄었다. 데스크탑과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중이 큰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게임 관련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33% 가량 감소했다.

테이크투인터렉티브(GTA), 액티비전 블리자드(콜 오브 듀티), EA(피파·심즈)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게임을 보유한 기업들도 2분기 매출이 줄었거나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테이크투인터렉티브의 스트라우스 젤닉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직후 “연료, 음식 등의 지출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게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며 게임산업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사들도 2분기 다소 둔화된 실적을 내놨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의 주요 게임사 10곳(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웹젠, 데브시스터즈, 네오위즈)의 2분기 매출 합계는 1분기(1~3월)보다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6% 줄어 감소폭이 훨씬 컸다. 게임사 10곳 중 매출이 감소한 곳은 5곳,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7곳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건비 증가폭은 둔화됐다. 게임사 10곳의 2분기 인건비는 7520억 원 가량으로 1분기(7504억 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게임사들은 총 6071억 원의 인건비를 썼던 것을 고려하면 부담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은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인건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국 게임사는 모바일 게임이 주력인 만큼 PC나 비디오게임보다 비교적 게임을 즐기는 공간의 영향을 적게 받는 편이다. 때문에 신작이 흥행한 게임사들은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흥행한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2%, 900% 증가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도 3월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흥행이 이어지며 매출이 50%, 영업이익이 4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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