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8월 29일(현지 시각) 텍사스 오스틴에서 ‘AMD 라이젠 데스크톱 테크 데이’를 열고 젠 4(Zen 4) 아키텍처 기반의 5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최초의 5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의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 대비 13% 향상된 사이클당 명령어 처리 횟수와 최대 5.7GHz로 향상된 동작 속도를 통해 개별 코어당 성능이 최대 29%까지 향상됐다. AMD는 새로운 나노 공정 기반의 프로세서를 바탕으로 게이밍 시장에서의 성능 주도권은 물론 고성능 컴퓨팅을 필요로 하는 업무 환경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AMD CEO 리사 수 박사(Dr.Lisa Su)는 “AMD는 모든 PC 게이머와 전 세계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이에 보답하기 위해 탁월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스템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는 오늘날 게이머와 게임 제작사, 그리고 마니아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며 새로운 프로세서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새롭게 거듭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는 5nm 기반의 4세대 핀펫(PinFET) 공정으로 제조되며, 한층 더 고도화된 젠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소켓은 지난 5년 간 사용해온 AM4 대신 AM5로 바뀌었고, 그래픽 카드 저장 장치 대역폭인 PCIe의 5.0 버전과 DDR5 메모리를 지원해 부가적인 성능도 크게 끌어올렸다. 핵심인 젠 4 아키텍처는 젠 3 와 비교해 동일한 연산 처리 시 전력 소모는 최대 62%까지 줄었고, 동일한 파워를 기준으로 최대 49% 이상 더 성능을 낼 수 있다. 특히 전력 대비 효율성이 크게 강화돼 65W 열설계 전력에서는 16코어 32스레드 기준으로 74%, 105W에서는 37%, 170W에서도 35%씩 성능 및 효율성이 향상됐다.
또한 AVX-512 명령어를 지원해 인공지능 및 고연산 처리 작업에서 더 높은 효율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계학습 성능과 관련된 오픈 뉴럴 네트워크 익스체인지의 성능 테스트에서는 작업에 따라 1.3배에서 최대 2.5배까지 성능이 향상됐다. AMD는 8코어 16스레드에 4GHz로 성능을 고정한 상태에서 젠 3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와 성능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프로그램에 따라 최소 1%에서 최대 39%까지 성능이 향상됐다고 밝혔으며, 다양한 결과에서 사이클 당 명령어 처리 속도가 13%씩 늘어났다.
이번에 공개된 프로세서는 총 네 개다. 가장 성능이 높은 AMD 라이젠 9 7950X는 16코어 32스레드에 최대 5.7GHz의 동작 속도를 갖추며, L2 및 L3 캐시를 합쳐 총 80MB의 캐시와 170W의 열설계 전력을 갖는다. AMD 라이젠 9 7900X는 12코어 24스레드 구성에 최대 5.6GHz 동작 속도, 76MB 캐시와 170W의 열설계 전력을 갖추고, 중간 라인업인 AMD 라이젠 7 7700X는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최대 5.4GHz, 40MB 캐시와 105W 열 설계 전력을 지닌다. 메인스트림 급의 주축이 될 AMD 라이젠 5 7600X는 6코어 12스레드에 최대 5.3GHz로 동작하며, 38MB의 캐시와 105W 열설계 전력을 갖는다.
전 세대 최상급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 9 5950X와 새로 출시된 AMD 라이젠 9 7950X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 영역에서 도타 2 32%,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 35%, 보더랜드 3 6%,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가 각각 13%씩 프레임처리 성능이 향상됐다. 또 작업 성능에서는 V레이 렌더가 38%, 코로나 렌더 32%, 아널드 렌더러 37%, V-레이가 45%씩 향상됐다. 구체적인 게임 및 작업 성능에 대한 정보는 프로세서 출시일에 맞춰 공개된다.
AMD 라이젠 7000 시리즈와 합을 맞출 AM5 소켓은 이미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세부 정보가 공개됐고, 지난 8월 초에 파트너 제조사를 통해 핵심 제품이 모두 공개된 상태다. AM5 소켓은 기존의 핀 방식의 PGA에서 핀이 없는 LGA 방식으로 바뀌었고, 총 1718개의 핀으로 구성된다. 전력 지원은 최대 230W까지 제공하며, 더 빠른 저장 및 데이터 전송 성능을 제공하는 PCIe 5.0 대역폭과 DDR5를 지원한다. 아울러 메모리 성능을 자동으로 오버클록 하는 AMD 엑스포(EXPO)라는 새로운 기능이 도입돼 메모리 오버클록에 대한 이해 없이도 메모리 성능을 자동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CPU 쿨러는 기존 AM4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새로운 맞춤형 쿨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AM5를 지원하는 X670 및 X670 익스트림 메인보드는 오는 9월 출시되며, 조금 더 구성을 간소화한 B650 및 B650 익스트림 메인보드는 10월에 출시된다.
새로운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오는 9월 27일에 정식 판매를 시작하며, 가격은 AMD 라이젠 5 7600X가 299달러, 7700X가 399달러, 7900X가 549달러, 7950X가 699달러로 책정됐다. 최상급 제품인 7950X의 가격은 전작보다 100달러 저렴하고, 라이젠 5 7600X의 가격은 전작인 5600X와 동일한 가격에 책정됐다. 다만 메인보드 가격이 오른 데다가, 여전히 고가인 DDR5 메모리를 주력으로 활용하고 있어 실질적인 데스크톱 구축 비용은 전작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더 비싸진 시스템, 소비자 접근성 확보가 과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는 다중 코어 기반의 강력한 성능과 발전된 게이밍 성능 등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성능과 별개로 제품 수급과 가격 책정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X 시리즈 프로세서가 우선 공개됐고, 보급형 프로세서는 출시 6개월 이후에 등장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권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또한 지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출시 초기에 수급 불안을 이유로 소매가격이 공식 출시가의 1.5배 가까이 오른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으면 어쩌나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AMD 라이젠 7000 시리즈의 성패는 제품 자체에 대한 성능보다도,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누릴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전작의 경우도 제품 자체는 좋았지만, 제품 수급이나 가격 책정 등 외적인 요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완전히 새로운 AM5 소켓 메인보드로 도전하는 AMD 라이젠 7000 시리즈가 이번에는 게이머들을 위한, 게이머들이 다가갈 수 있는 프로세서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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