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다이어트 효과 만점…천하장사 이만기 42년 셔틀콕 인연 [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4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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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많은 배드민턴 10대 시작해 환갑까지
라켓 휘두르며 익힌 스텝으로 천하장사
철저한 워밍업과 정확한 기술로 부상 예방
스매싱 한 방에 스트레스 훨훨, 가슴 후련

40년 넘게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고 있는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 이만기 교수 제공
40년 넘게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고 있는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 이만기 교수 제공


배드민턴은 대표적인 국민스포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등록한 동호인 선수만도 6만 명이 넘는다. 취미로 운동을 하는 생활체육 인구만도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네 공원이나 약수터, 체육관 등 어디서나 배드민턴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천하장사로 이름을 날린 이만기 인제대 교수(59)도 배드민턴이라면 자나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다. 40년 넘게 셔틀콕과 인연을 맺고 있다. 2016년에는 경남배드민턴협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그만큼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 교수는 경남대에서 씨름을 하던 1980년 처음 배드민턴을 만났다. “우연한 계기로 배드민턴을 접했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체력에 좋은 운동 같아서 계속 하게 됐죠.” 민속장사로 불린 프로씨름에 뛰어든 뒤 매일 아침 배드민턴으로 몸을 풀며 씨름에도 접목해 효과를 봤다. “배드민턴 스텝이 씨름에서 중요한 체중 이동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꽃가마에도 자주 오를 수 있었어요.” 배드민턴을 통해 다른 선수들이 갖고 있지 않은 비장의 기술을 갖추게 됐다는 것.

씨름 선수 시절 천하장사로 이름을 날린 이만기 인제대 교수. 동아일보 DB
씨름 선수 시절 천하장사로 이름을 날린 이만기 인제대 교수. 동아일보 DB


1990년 은퇴한 뒤에는 동호회 활동을 하며 대회에도 자주 나갔다. 주 4회 이상, 오전 오후로 하다보면 1주일에 10번 칠 정도로 몰입했다. 배드민턴 실력은 생활체육 등급 가운데 최고인 ‘전국 A조’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박종훈 사무처장은 “전국 A조는 아마추어 동호인 가운데 메이저리그라고 보면 된다. 출중한 기량을 갖췄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배드민턴은 지속적인 체력과 정확한 컨트롤, 강한 스트로크, 빠른 풋워크가 필요한 전신운동으로 심폐 기능 향상, 근육 발달, 유연성 강화 등에 도움이 된다.

현역 선수 시절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금메달 2개를 딴 김동문 원광대 교수(앞). 동아일보 DB
현역 선수 시절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금메달 2개를 딴 김동문 원광대 교수(앞). 동아일보 DB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딴 김동문 원광대 교수는 “배드민턴은 라켓을 잡고 앞뒤 좌우로 걷고, 뛰고, 휘두르면서 팔, 다리 전체를 사용하는 전신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 근육들이 강화되고 또한 유산소 운동으로 많은 양의 칼로리가 소모되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셔틀콕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상대방의 동작이나 자세를 계속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민첩성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 이만기 교수는 113kg 나가던 체중을 88kg까지 뺄 수 있었던 비결로 배드민턴을 꼽았다. 배드민턴은 중년 남성의 심폐기능과 혈중지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전명섭 대한배드민턴협회 의무위원장은 “셔틀콕의 속도감과 파괴적인 타구음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스포츠다. 빠른 셔틀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안구운동도 돼 노안을 더디 오게 한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동호인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남자 복식 선수들이 열띤 플레이를 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제공
생활체육 동호인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남자 복식 선수들이 열띤 플레이를 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제공

생활체육 동호인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신중하게 서브를 넣고 있다. 요넥스코리아 제공
생활체육 동호인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신중하게 서브를 넣고 있다. 요넥스코리아 제공


복식 경기에서는 같은 팀 파트터와의 호흡이 아주 중요하다. 김동문 교수는 “서로의 역할과 장,단점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속에서 신체적인 발달과 정신적인 유대감이 생기게 됨으로써 대인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을 어디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강한 스윙 동작으로 어깨나 손목을 다칠 수 있다. 급격한 방향 전환에 따른 발목 염좌 및 아킬레스 건염과 점프 동작으로 인한 무릎 손상을 입기도 한다.

김 교수는 “잘못된 동작이나 스윙으로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나쁜 습관을 가지게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으로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혀주고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확한 자세와 동작을 배우는 것이 부상 없이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체의 온도를 상승시켜 근육이나 관절의 운동수행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과정인 워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드민턴은 무릎과 허리 그리고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메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워밍업으로 어려운 자세와 동작을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넓은 코트를 자유롭게 뛰어 다닐 수 있어야 해요.” 스트레칭은 몸의 측면, 다리 앞쪽, 어깨, 서혜부(사타구니), 발목, 손목 순서로 해주면 좋다. 이 교수는 요즘 배드민턴을 치기 전에 평소보다 20분 늘어난 30분 가까이 워밍업을 한다고 한다.

박용제 요넥스 배드민턴단 감독이 경기 도중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인스타그램
박용제 요넥스 배드민턴단 감독이 경기 도중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인스타그램


박용제 요넥스 배드민턴단 감독은 “전문 선수와 동호인들의 게임 영상을 눈으로 익히고 따라해 보는 것도 좋다”며 “잘되지 않는 동작은 반드시 전문코치의 지도를 통해 올바른 동작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또 “노년층의 경우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과 복잡하지 않은 근력운동으로 기본 체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규격 코트보다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점차 적응해 가며 활동량을 늘려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빠른 경기 진행으로 격렬해 질 수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무리하지 않고 적절한 시간 동안 땀을 흘리는 게 좋다. 셔틀콕의 순간 최고 시속은 330km. 자칫 셔틀콕을 눈에 맞을 경우 실명 위험까지 있다. 복식에서 전위 경기자는 뒤를 돌아보는 행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라켓이나 셔틀콕에 의해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

이만기 교수는 “운동도 과학이다. 작은 지식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꼼꼼하게 기술을 습득해야 부상 없이 100세까지 운동할 수 있다. 건강 지키려 나왔다가 망쳐서 나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나. 배드민턴도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위태롭지 않게 된다. 그래야 오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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