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0~40대 젊은층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1위라는 조사 결과는 여러 번 나왔지만, 20~40대를 따로 분석해 순위를 매긴 것은 처음이다.
5일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최근 국제의학 저널 ‘랜싯 (Lancet)’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42개의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2위 호주가 10만명당 11.2명, 3위 미국과 슬로바키아가 각각 10만명당 10명이었다. 우리나라는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았다. 과거 대장암은 서구권에서 발생률이 높았는데,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발생률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20~40대의 ‘젊은 대장암’ 원인으로는 짧은 기간에 서구화된 식습관, 젊은층의 비만·만성염증·과체중·당뇨 증가, 경각심 부족에 따른 초진 지연 등이 꼽힌다.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 육류(고기)는 많이 먹고, 서구에 비해 운동량이 적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특히 젊은층은 복부 통증 등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고령층에 비해 많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혈변, 빈혈, 복통, 가늘어진 변 등 대장암을 의심해볼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 검사를 빨리 받는 게 좋다.
50세 이상 대장암 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나고 첫 진료를 보는 데 평균 29.5일이 걸리지만 50세 이하는 평균 217일이 걸린다는 미 외과 저널의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으면 45세 이전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지난해 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서 진단한 25만4718건의 암 가운데 2만9030건(11.4%)이 대장암이었다. 우리나라에서 2020년 기준 대장암 사망률은 10만명당 17.4명으로 15년 전인 2005년(12.5명) 대비 39% 증가했다.
한편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9월 한 달을 ‘대장암 바로 알기’ 캠페인 기간으로 잡고 ‘제14회 대장앎 골든리본 캠페인’을 진행한다. 메타버스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고, 대장암 관련 문제로 구성된 ‘탈출퀴즈’ 맵을 준비했다.
학회는 “젊은 세대에서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주 3일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하고 지나친 육식 및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채소 및 과일 섭취를 늘리는 한편 금연과 금주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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