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후로 수확된 가을 배는 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으로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이다. 배는 맛도 좋지만 효능도 뛰어나 맛있는 가을보약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배는 후식으로 먹어도 좋지만 깍두기를 만들어 먹거나 각종 채소와 함께 무침으로 즐기는 등 반찬으로 먹는 것도 별미다.
배는 수분이 많은 데다 펙틴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따라서 변비 예방에 좋다. 배에 풍부한 칼륨은 체내 잔류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조절한다. 배의 수용성 식이 섬유소는 혈액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배에 들어있는 루테올린이라는 성분은 기관지염, 가래, 천식, 기침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먹기 좋게 썬 배에 통후추를 꽂은 다음 꿀을 넣어 끓여 먹는 ‘배숙’은 대표적인 감기 예방 음식이다. 환절기 감기나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을 하거나 감기 초기 증상을 보일 때 배와 함께 생강을 곁들여 먹는 것도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배가 폐의 열을 내리고 기관지를 윤활하게 하는 진액 생성을 도와 기침, 천식을 호전시킨다고 기록돼 있다. 그래서 민간요법으로 감기에 걸리면 배의 씨를 파내고 꿀과 대추, 생강 등을 넣어 중탕을 해 배꿀탕을 해먹는 사람들도 많다.
배의 과육에는 비타민C가 100g당 6mg 정도 함유돼 있어 피로해소에 효과적이며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돼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또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어 항산화 능력과 면역기능도 뛰어나다.
배는 모양이 둥글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또 겉이 맑고 투명한 노란빛을 띠어야 한다. 꼭지 반대 부분이 튀어나와 있거나 미세하게 검은 갈라짐이 나타나는 것은 좋지 않다. 껍질이 울퉁불퉁하거나 쭈글쭈글하지 않고 매끄러운 것을 골라야 한다.
배는 상온에 보관하면 노화 속도가 빨라져 영양이 빠져나가고 맛도 떨어지므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수분이 80% 이상인 배를 건조한 환경에 두면 과육이 말라 품질이 떨어지므로 습도가 유지되는 공간이나 산소가 투과되는 비닐 포장을 해 보관한다. 과일을 숙성시키는 에틸렌 가스를 배출하는 사과와 함께 두면 배가 쉽게 무를 수 있으므로 사과와 배는 따로 보관해야 한다.
먹고 남은 배는 배즙을 만들어 냉동 보관 후 양념 등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면 편리하다. 배청으로 만들어 희석해 차로 마시거나 잼처럼 이용하면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배는 고기의 육질을 연하게 해주는 천연 연육제로 각종 조리음식에 사용하면 부드러운 질감과 단맛을 조화롭게 해주어 음식의 맛을 살아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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