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신거리고 저릿저릿한 손목… 손목터널증후군 자가 진단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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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원장
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원장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개발팀 황모 팀장(53)의 손은 바빠진다. 나흘간의 추석 연휴를 보내고 오니 일정을 맞춰야 하는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손목이 욱신거리는 통증이 찾아왔지만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손목보호대를 더욱 단단히 감고 업무에 몰두했다. 그러다 결국 오늘 아침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커피를 마시다 불현듯 컵을 놓친 이후 손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 근처 병원을 찾은 황 팀장이 받은 진단은 ‘손목터널증후군’. 황 팀장은 계속 통증이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던 자신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개발자들에게 손목 통증은 업무 중 으레 나타나는 직업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루 종일 책상에서 키보드, 마우스와 씨름하다 보면 자연스레 손목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상을 참다가 황 팀장처럼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의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이 두꺼워지거나 좁아져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늘어난 손목 사용량으로 인해 주변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부들 사이에서 주로 발견되던 질환이다. 2010년 당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가운데 4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은 71%에 달했다. 그러나 일상 업무와 생활에 정보기술(IT) 기기들이 도입되면서 질환의 특성이 변화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2010년 12만9857명에서 지난해 16만9384명으로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은 기간에 여성 환자는 10만3053명에서 12만4536명으로 약 20% 늘어난 반면 남성 환자는 2만6804명에서 4만4848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이 타는 듯한 통증과 저림이다. 손에 힘이 빠지거나 손가락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방치할수록 손과 손목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질 뿐 아니라 신경 마비 및 영구적인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팔렌테스트’라는 간단한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양쪽 손목을 90도로 꺾어 양 손등이 서로 맞닿은 상태를 1분간 유지해보자. 이때 손목이 아프거나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진행 중일 위험성이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초기 손목터널증후군은 간단한 치료로도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혈과 기가 정체돼 통증을 일으키는 ‘비증(痺證)’의 일종으로 본다. 따라서 손목 기혈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주로 침 치료를 실시한다. 합곡혈, 열결혈 등 손목 주변 혈자리를 자극함으로써 경직된 인대와 근육을 이완하고 통증을 해소시킨다.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과 봉침을 처방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평소 생활 습관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주먹을 가볍게 쥐고 양쪽 손목을 좌우로 10∼15회 돌려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 손목에 쌓인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 스트레칭과 더불어 손목이 뻐근할 경우 핫팩 등으로 온찜질을 하면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주는 것도 손목터널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는 방법이다.

손목 관절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신체 부위 중 한 곳이다. 그만큼 손목터널증후군을 비롯한 손목 질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온다. 손목 저림과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질환이 더 커지기 전에 관심을 갖고 관리에 나서도록 하자.

#헬스동아#건강#의학#손목터널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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