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 잡으려 시작한 필라테스, 5년동안 해본 결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3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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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러 운동에 도전한 끝에 5년 전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이후 거북목과 어깨 뭉침, 허리 통증을 잡는
 데 성공했다. 최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필라테스 기구로 운동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러 운동에 도전한 끝에 5년 전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이후 거북목과 어깨 뭉침, 허리 통증을 잡는 데 성공했다. 최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필라테스 기구로 운동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운동하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통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날씬한 몸매나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얻으려고 운동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을 하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다만 그 운동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혹은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했다간 몸만 상하고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주변에 많다.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42)도 비슷하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정하는 데 5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에 몸 상태만 나빠졌다. 최 교수는 “운동에도 내게 맞는 짝꿍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 “내게 맞는 운동 종목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전문의 과정을 마친 2012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0대 초반 나이여서 그랬을까. 헬스나 에어로빅보다는 좀 더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종목에 끌렸다. 또 평일에는 업무 때문에 운동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말 이틀 동안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했다.

딱 맘에 드는 종목을 찾았다. 바로 실내 클라이밍. 기대했던 것보다 짜릿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손아귀 힘이 약한 탓에 주말 이틀 동안 50분씩 운동했을 뿐인데도 월요일이 되면 손 떨림이 심해졌다. 수술하는 데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운동은 아무리 즐거워도 지속하기 어렵다. 6개월 만에 클라이밍을 접었다.

이후 최 교수는 다른 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2년 정도 적응하는 동안에는 혼이 빠져나갈 것처럼 바빴다. 이틀마다 당직을 섰고, 수술에도 더 많이 참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북목 현상이 나타났고, 어깨 뭉침과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운동량 부족이나 체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활동량이 많은 종목인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트를 뛰어다니다 보니 엔도르핀이 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쪽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바람에 오히려 어깨와 팔다리 통증이 더 심해진 것이다.

최 교수는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제야 재미만으로 운동 종목을 택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건강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찾아다녔다. 5년 전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필라테스였다.

● 필라테스, 2개월 만에 효과 나타나
필라테스 전문강사는 최 교수에게 운동의 목적을 물었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면 체중 감량에 집중하고, 건강관리가 목적이라면 증세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건강관리가 필요했다. 근력을 강화하고 몸의 균형감을 높여 통증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술 도중에 뒤로 물러나 스트레칭을 해야 했고, 수술이 끝나면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아팠다. 병동 회진마저 ‘극한 노동’이었다. X레이를 찍어 보니 척추가 휘어져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체중 감량 다이어트는 사치에 가까웠다.

강사가 그의 어깨를 만져 보더니 “근육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어 마사지하는 손가락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강사가 최 교수에게 맞춰 개인교습 프로그램을 짰다. 매주 2회 50분씩, 주로 기구를 사용했다. 강사가 동작을 교정해 주면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지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 효과도 나타났다. 2개월 후에는 몸이 가볍다고 느낄 만큼 어깨 뭉침이 많이 풀렸다. 3개월이 더 지나자 목과 어깨 주변 통증도 확연히 떨어졌다. 운동 경력이 쌓일수록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도 늘어났다.

필라테스는 허리디스크, 골다공증(뼈엉성증), 고혈압, 녹내장, 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다. 동작이 과하거나 잘못될 경우 오히려 병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염려되지는 않았을까. 최 교수는 “운동 시작 전에 강사와 몸 상태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스트레칭을 한 후 본 동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 5년 필라테스, 효과는 얼마나?
필라테스는 체형을 교정하는 효과가 크다.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5년 동안의 운동, 결과는 어떨까.

체형교정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살짝 굽은 등이 5년 사이에 거의 펴졌다. 영상 장비로 촬영해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근력도 좋아졌다. 5년 전에는 당기거나 들지 못했던 무게의 스프링 기구도 지금은 거뜬해졌다.

숙면 효과도 봤다. 최 교수는 보통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든다. 과거에는 새벽 2시가 돼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설령 잠이 들어도 한두 시간마다 깼다. 운동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내 클라이밍이나 스쿼시를 할 때도 밤잠을 설치긴 매한가지였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 달라졌다. 최 교수는 “신기하게도 요즘에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면 오전 6시까지 깨지 않고 푹 잔다. 덕분에 다음 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감량하지는 않았지만 2㎏ 정도 체중이 줄어든 것은 덤으로 얻은 효과다.

가장 염두에 뒀던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은 완전히 잡았을까. 최 교수는 “그 결과는 노력에 비례한다”고 했다. 주 2회 빠지지 않고 운동하면 통증은 거의 없다. 하지만 1주일만 걸러도 통증이 나타나고, 2주일을 빠지면 극심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 3회 정도로 횟수를 늘려서 빨리 ‘좋은 몸’ 상태로 돌려놓는단다. 최 교수는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잘 다스리려면 평생 운동해야 한다”며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필라테스 외에 활동 강도가 높은 운동 한 종목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거북목 잡는 체조, 어떻게 해야할까

거북목, 어깨 뭉침과 통증, 허리 통증. 세 가지 중 하나의 증세만 나타나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온몸이 쑤신다. 하나의 운동 동작으로 이 세 증세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집에서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최지윤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해봤다.

우선 무릎을 꿇고 등을 곧추세운 채로 앉는다. 앞에는 폼 롤러를 두고 양 손날을 그 위에 세운다. 이어 상체를 굽히면서 폼 롤러를 앞으로 밀어내듯 굴린다(①). 이때 6~8초에 걸쳐 숨을 내쉬면서 어깻죽지가 빠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천천히 밀어내는 게 중요하다.

폼 롤러를 완전히 밀어냈다면 그 상태로 6~8초 버틴다(②). 이어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이때 머리나 팔에 힘을 주면서 폼 롤러를 끌어당겨서는 안 된다. 의도적으로 등 부위에 힘을 주고 천천히 폼 롤러를 굴리면서 상체를 당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팔은 저절로 당겨지고 가슴도 펴지는 느낌이 든다.

처음 자세로 돌아온 후 같은 동작을 추가로 2세트 반복하면 목과 어깨, 허리를 위한 충분한 스트레칭이 된다. 만약 이를 운동으로 활용하려면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하되 그때마다 5세트씩 해 주면 된다.

엎드린 상태에서 이 동작을 시행하면 운동 강도가 갑절은 강해진다. 반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거나 노인의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이때는 서서 하는 게 좋다.

우선 팔 길이만큼 벽과 떨어져 선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손으로 벽을 짚는다. 이어 엉덩이를 빼면서 상체를 6~8초에 걸쳐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이때 손바닥으로는 벽을 민다. 최대한 몸통을 끌어내린 후에는 다시 6~8초에 걸쳐 상체를 끌어올린다. 이때 어깨가 아니라 몸통으로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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