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입니다.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이 보유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1,000만 명 규모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전통과 첨단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입주 스타트업의 의견을 반영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데 집중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해 판로개척을 다각화했고(유통 대기업 협업 및 크라우드펀딩 지원 등),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을 연계해 지원하죠. 센터와 입주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22년 2분기 기준,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누적 매출액 951억 원, 투자유치액 342억 원, 일자리창출 789명이라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경험을 전달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개인의 건강 상태 정보를 반영해 맞춤형 웰니스 주스를 추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네이처랩입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과일, 야채를 얼마나 챙겨 먹나요?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네이처랩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오경주 대표(이하 오 대표): 네이처랩은 프리미엄 주스(Juice)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다만, 그저 맛있는, 단순한 주스를 만들지는 않는다. 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주스의 사전적 의미는 과일이자 야채를 짜낸 즙을 뜻한다. 네이처랩은 이 의미 그대로의 주스를 만든다.
(‘의미 그대로’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묻자)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주스는 과일이나 야채를 물이나 탄산수에 섞은, 혼합한 음료수가 대부분이다. 일종의 혼합 주스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길거리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그대로 착즙해 판매하는 주스가 흔하다. 재료를 있는 그대로 짜내 만든다. 즉, 그만큼 더 몸에 건강하다.
바꿔 보고 싶었다. 국내에서 일부 과일이나 야채를 그대로 착즙해 판매하는 제품이 있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일부 프리미엄 주스 제품이라고 해야 할까. 이 부분을 고쳐 보고 싶었다. 주스라는 뜻 그대로를 담은, 주스를 만들고 싶었다.
IT동아: 음… 선뜻 어떤 뜻인지 와닿지 않는다. 프리미엄 주스 시장에 맞춘 제품을 개발했다는 말인지?
오 대표: 그렇기도, 아니기도 하다. 그저 프리미엄 주스 시장을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어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방금 전 말했듯, 신선한 과일이나 몸에 좋은 야채를 그대로 짜낸 주스는 그대로 건강하다. 과일, 야채가 품고 있는 영양소부터 비타민, 섬유질 등은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주스를 제대로 추천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쉽게 말해, 내 몸에 맞는 주스다. 그저 맛으로 마시는 주스가 아니라, 나에게 맞춘 건강을 위한 주스다. 간단한 질의응답을 통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현재 건강 상태에 맞춰 필요한 영양소를 담은 주스를 제공한다면?
네이처랩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정리하자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 상태에 맞춰 주스를 추천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오 대표: 맞다. 건강을 챙겨주는 주스다. 지난 2018년 설립해, 초기에는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질의응답을 완성하는데 주력했다. 문진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건강 상태에 맞춰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분석했다. 이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추천할 수 있도록, 현재 성균관대학교의 교수님과 협업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질의응답과 결과표, 연결하는 영양소 정보도 계속 수정하고 있다. 보다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다. 사실 이러한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과 보다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수많은 기업이 도전하는 영역 아닌가. 하루 한 알, 하루 영양소, 하루 비타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다양한 제품, 서비스가 존재한다.
다만, 네이처랩이 추구하는 것은 주스다.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대해서 많이 고민한 결과다. 과일이나 야채를 자주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일상 생활 속에서 많이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일, 야채는 은근히 먹기 귀찮은 재료다.
과일을 예로 들어 보자. 과일 대부분은 먹기 위해 껍질을 벗겨야 한다. 칼로 껍질을 깎아야 하는 과일도 있고, 껍질을 잘 벗겨내기 위해서 나름의 방법을 써야 하는 과일도 있다. 두꺼운 껍질의 과일은 다 먹고 난 뒤 처리하기도 번거롭다. 여름철 자칫 오래 방치했다가 늘어난 날파리에 곤욕에 빠질 수도 있고. 그나마 옆에서 누군가 계속 챙겨준다면 모르지만, 혼자 사는 1인 가구라면 영 귀찮은 재료 중의 하나가 과일이다.
그나마 맛있는 과일도 이럴진대, 야채는 어떨까. 아마 바쁜 직장인 대부분은 고기 구워 먹을 때 쌈으로 먹는 상추를 제외하면 따로 챙겨먹는 야채는 없지 않을까.
제품 판매 시작을 알린 ‘abcV 주스’
IT동아: …맞다. 기자도 과일이나 야채를 따로 구매해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쩌다 선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니 선물 받아도 굳이 생각하며 챙겨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 대표: 그래서 생각한 것이 주스다. 주스는, 마시면 된다. 그걸로 끝이다. 이에 추천 알고리즘과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 다만, 비트, 당근, 케일… 몸에 좋다는 과일, 야채만 사용해 영양소 위주로 주스를 개발했더니 맛이 없더라(웃음). 아무리 몸에 좋더라도 맛이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 여러 실험을 거듭했다. 섞는 비율을 0.1%만 달리해도 맛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그런 와중에 마침 ‘abc 주스’라는 트렌드가 시작했다. abc 주스는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주치의로부터 사과(Apple), 비트(Beat), 당근(Carrot)을 섞은 주스를 권유 받아 건강에 효과를 보며 유명해진, 이제는 마치 하나의 제품처럼 언급된다. 실제로 천연 비타민, 무기질 등을 포함한 건강 주스로 항노화, 항염증, 눈 건강, 체중 조절, 집중력 향상, 부종 완화, 피부 관리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인, 셀럽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착안해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실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자 레시피를 개발, 지난 2021년 6월 ‘abcV 주스’를 선보였다. 맛과 목 넘김, 영양소 보존을 위해 착즙과 분쇄, 두 가지 제조 방법을 혼용했고, ‘착즙 및 분쇄, 두 가지 방식의 연동을 통한 혼합 abc 주스의 제조 및 방법’이라는 특허도 출원했다. 또한, 제조 및 살균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비가열 처리해 신선함을 유지,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IT동아: 미안하다.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중년 남자라 abc 주스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건강한 주스라는 뜻인가.
오 대표: 하하. 맞다. 사실 abc 주스는 한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 이제는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다만, 네이처랩은 영양소 파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생각해달라. 신선함과 목 넘김, 비타민C 파괴 최소화를 위해 비가열 착즙을, 섬유질 섭취와 영양소 파괴 최소화를 위해 분쇄를 혼용했다.
또한, 재료에 집중했다. 제주도에서 생산한 당근과 비트를 사용했고, 양구에서 생산한 사과를 사용했다. 물은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았다. 국내산 사과, 비트, 당근을 그대로 착즙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원물 본연의 맛과 향을 높였다. 말 그대로 과일과 야채를 짜낸 주스다. 아, V는 멀티 비타민을 뜻한다. abcV 주스는 액상 멀티 비타민도 추가한다.
이건 우리 스스로 자부하는 부분인데,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사 제품 대비 재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 185ml 1병에 사과 1개, 비트 2개, 당근 1개 반을 사용한다.
IT동아: 비가열 착즙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많이 강조하는 것 같은데.
오 대표: 말 그대로다. 열을 가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뜻이다. abcV 주스는 비가열 제품이다. 제품 뒷면에 ‘비가열 제품’이라고 별도 표기하는데, 제조와 살균 작업에 모두 비가열 처리해야 붙일 수 있다. 정수압을 이용한 초고압 살균 기술을 사용해 제조 과정에서 전혀 열을 가하지 않았다. 이에 과일과 채소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렸다.
다른 대부분의 제품은 재료를 살균하면서 한번 쪄서 짜내는데, 이 과정에서 수증기가 발생해 물이 들어간다. 그래서 양이 늘어나고, 묽어진다. 이렇게 제조한 주스도 100%라고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쪄내는 과정 없이 짜낸다. 이외에 무색소, 무방부제를 고집한다.
IT동아: 지금 말한 방법으로는 유통기한의 문제가 생길 수 있을텐데.
오 대표: 맞다. 그래서 생산 직후 냉동 상태로 배송한다. 이 역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 즉시 급속 냉각해 신선함 유지와 유통기한을 늘렸다. 다만, 냉동 상태로 배송하더라도 3개월 이내 마시기를 권장하고 있다. 냉동 상태로 제품을 배송 받은 뒤, 냉장실에서 하루나 이틀 동안 해동해 마시면 된다. 아, 타사 제품 대비 가격도 줄였다.
2021년 6월 제품을 선보이며 와디즈를 통해 소개했는데, 약 2주 간 펀딩 성공률 1,040%, 1,040만 원 펀딩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후 방송 프로그램 소개, 인플루언서 소개 등을 통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계속 판매하고 있다. 위메프, 티몬, 오아시스마켓 등 오픈마켓에도 입점했고, 오프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다행히 abcV 주스 판매는 BEP(손익분기점)를 맞추고 있다(웃음).
맛있고 건강한 주스, 네이처랩이 만들고 있습니다
IT동아: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맞는 주스를 추천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abcV 주스를 선보인 셈이다.
오 대표: 맞다. abcV 주스 이외에도 다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질의응답 수는 30개 정도인데, 이를 더 줄이면서 분석해낼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주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18종의 영양소별 기능성 주스 레시피를 확보했다. 이를 시력, 면역력, 빈혈, 숙면, 장 건강, 피부 관리 등 각 기능별로 2~3가지 주스를 추천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개인의 건강 상태 정보를 반영한 딥러닝 기반의 맞춤형 웰니스 주스를 추천하는 구독 서비스 및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예상이지만, 정기 구독 형태로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전에도 100% 착즙 주스 시장은 있었다. 다만, 다소 건강에 집중해 맛은 별로 없었다. 네이처랩은 맛에 집중한다. abcV 주스도 우리가 원하는 맛을 찾아내기 위해 수천 번의 조합을 계속 찾았다. 맛있고, 건강한 주스를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어떻게 하면 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IT동아: 네이처랩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궁금하다.
오 대표: 음… 주스 개발과는 다소 동떨어진 일을 했었다(웃음). 대학교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했었다. 이후 조선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약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IT 업계에 마케터로 입사해 키보드 보안 소프트웨어의 브랜딩을 담당했었고, 이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IT 제품 개발 및 기획 단계에 참여해 실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었다.
음… 이전부터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찾아 이를 해결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모든 스타트업이 이처럼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자 창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2018년 8월 창업해, 2021년 6월 첫 제품을 선보였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해 여전히 도전하는 상황이다. 창업도약패키지, 기술거래 사업화 통합지원사업(기술보증기금)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경쟁력은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오는 10월에는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 2022)’에도 참가한다.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네이처랩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도전을 거듭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네이처랩이 꿈꾸는, 맛있고 건강한 주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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