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근무자에게 수면 장애와 우울증이 많은 이유는 정서적 정보 처리 능력과 관련된 특정 뇌 영역의 활성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이유진 본원 교수와 김석주 삼성서울병원 교수 연구팀이 근로자 121명을 교대 근무자(60명)와 비교대 근무자(61명)로 나눠 ‘정서 자극 과제(Emotional Stroop task)’를 주고 뇌 활성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근로자 순환 교대 근무는 일주기(24시간) 생체 리듬을 방해해 수면 문제와 우울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뇌과학적인 원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참여자에게 정서, 수면 등과 관련한 특정 단어를 제시하고 단어 인쇄에 사용된 색상과 같은 색깔의 버튼을 최대한 빨리 누르도록 하는 방식의 과제를 하도록 지시하며 뇌기능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했다.
그 결과 교대 근무자는 비교대 근무자보다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단어와 관련한 과제를 수행할 때 뇌의 왼쪽 바깥에 위치한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이 더 많이 활성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교대 근무자가 정서 조절에 취약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정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유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교대 근무자의 수면 장애와 우울증 발생에 관여하는 중요한 뇌 영역을 제시했다”며 “추후 신경조절술과 같은 새 기술을 적용하면 교대 근무자의 수면 장애와 우울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수면연구학회가 펴내는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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