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그라운드 “1조원 가치 스타트업의 요람, 퍼시픽 밸리로”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9월 28일 11시 33분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 교내에 자리 잡은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CHANGeUP GROUND)’은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이자, 인근 산학연과의 융합을 이끄는 구심점이다.

포스코 그룹은 약 1년 9개월 동안 830억 원을 투자해 이 곳을 만들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스타트업 플랫폼 구축이 목표였다. 목표 아래에서 각종 연구 개발 장비와 업무 공간, 기업가의 창업의 꿈을 현실로 이루도록 도울 전문가·투자자와 이들을 살 찌울 네트워크를 속속 마련했다.

이어 포스코 그룹은 2021년 7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에서 스타트업 창업과 성장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창업 허브 실리콘 밸리와 경북 포항을 잇는 창업 벨트 ‘퍼시픽 밸리’의 청사진도 그렸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전경. 출처 = IT동아

2021년 7월 개관 초기, 이 곳에는 스타트업 68곳의 임직원 600여 명이 입주했다. 이들이 만든 기업 가치의 총액은 약 4672억 원이었다.

1년 후인 2022년 8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포스코 IMP(Idea Market Place) 참가 기업을 포함해 87곳으로 늘었다. 이들 스타트업의 임직원 800여 명은 지금까지 1,289억 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고 입주 기업의 총 가치도 약 1조 177억 원을 넘어섰다.

풍부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람,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을 찾았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부터 지상 7층까지 8층 규모 건물을 포함한 부대 시설을 2만 8,000㎡ 연면적 위에 세운 거대 단지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내부. 출처 = IT동아

건물 가운데는 탁 트인 빈 공간이다. 그 주변에 투명 창을 덧댄 큐브 모양 회의실을 배치해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일할 동기와 사업의 영감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장윤규 건축가는 ‘스타트업이 소통하며 영감을 녹여 창의력을 빚는 용광로’라고 소개한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7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광경. 출처 = IT동아

7층에는 각종 실험 장비가 있는 연구 시설 ‘웻 랩(Wet Lab)’이 자리 잡았다. 연구에 힘 쓰는 화학·의료·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한 곳이다. 7층 휴게 공간 테라스로 나가면 박태준 학술정보관을 포함한 포항공과대학교의 시설과 연구 시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6층. 출처 = IT동아

6층 사무 공간에는 스타트업 38곳이 입주했다. 규모에 따라 3인실과 6인실, 12인실을 선택해 입주 가능하다. 사무 공간은 대부분 바깥이 보이는 창가와 인접했다. 1인 기업을 위한 독서실 형태의 독립 공간 포커싱 룸도 있다. 포스코기술투자와 포스코홀딩스 등 스타트업을 도울 포스코 그룹의 계열사 사무실도 6층에 자리 잡았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5층. 출처 = IT동아

5층에도 스타트업 38곳이 둥지를 틀었다. 콘텐츠 스타트업이 쓰기 좋은 사진·영상 스튜디오, 1인 기업을 위한 사물함과 수납 공간, 수면실과 샤워실도 6층에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입주 스타트업이 만든 상품과 서비스를 건물 곳곳에 도입했다. 회의실의 스마트 보드와 스마트 액자, 영상 회의실의 중계 장비와 화상 회의 앱 등은 모두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에 입주한 스타트업과 포스코가 함께 만든 것이다.

4층에는 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 포스코 동반성장센터와 계열사 등 스타트업을 지원할 기관, 기업이 자리 잡았다. 포스코 그룹은 미국 실리콘 밸리와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 퍼시픽 밸리를 만들 계획을 이 곳에 로고로 새겼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4층 퍼시픽 밸리. 출처 = IT동아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영어 문자(CHANGeUP GROUND) 가운데에서 소문자 ‘e’를 빼면 ‘창업 그라운드(CHANGUP GROUND)’가 된다. 대문자 ‘UP’을 빼면 ‘창의 그라운드(CHANGe GROUND)’로도 읽힌다. 대문자 ‘CHAN’을 빼고 ‘기업 그라운드(GeUP GROUND)’로 읽는 시선도 있다. 창업과 창의, 기업. 스타트업 생태계에 필요한 요소들의 융합을 이끄는 터전이라는 의미가 로고에 담겼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3층 메이커 스페이스. 출처 = IT동아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3층에는 시제품 제작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다. 3D 프린터가 여러 대 설치된 이 곳에 입주 스타트업 임직원과 포항공과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3D 프린팅해 현실로 만든다. 정밀한 작업을 오차 없이 해 내는 로봇 팔도 설치된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2층 미디어 월. 출처 = IT동아

2층에는 초대형 미디어 월과 개방형 강연장이 있다. 포스코는 이 곳에서 스타트업 발표 행사 포스코 IMP를 포함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다. 평소에는 명사의 강연, 예술가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안쪽에도 240석 규모 실내 강연장을 설치해 인문학 강의와 음악회를 수시로 연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체인지업 애비뉴. 출처 = IT동아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포항공과대학교와 연구 기관, 포스코를 연결하는 건물이다. 1층에 마련한 체인지업 애비뉴(거리)는 이들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간이자 생태계 구성원들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나아가 산학연과 스타트업 입주 공간을 자연스레 연결하는 교차로이기도 하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자체 시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학연 연구 기관과 설비까지 스타트업에게 연계한다. 경북 포항은 3,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포함해 2조 원 규모의 연구 설비와 5,0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가진, 세계 2위 수준의 연구 집적 단지다. 이 기반을 활용한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도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의 임무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내부. 출처 = IT동아

포스코 그룹의 자원, 계열사의 역량을 활용한 벤처 육성 플랫폼도 돋보인다. 초기 투자에 이어 산학연과의 공동 연구 개발 지원, 벤처 펀드와 멘토를 연계한 스케일업에 이어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까지 돕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늘의 연구를 내일의 산업으로 만드는, 스타트업을 키우는 산학연과 관계자를 한 데 모으는 성장의 요람이 되겠다. 이 성과를 토대로 실리콘 밸리와 이어지는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퍼시픽 밸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 /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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