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을 막기 위해 쏘아 올린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이 성공했다. 인류 최초로 지구 방어 실험이 성공한 것이다.
나사는 11일(현지시간)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결과, 소행성 디모르포스의 궤도 변경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인류가 처음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앞서 나사는 지난해 11월 자판기 크기의 다트를 발사했고 이 우주선은 지난달 26일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져 있는 디모르포스와 2만 2500km 속도로 충돌했다. 그 결과 소행성 디모르포스가 모행성 디디모스의 궤도 안으로 다소 가까워졌고 공전주기 또한 11시 55분에서 11시 23분으로 단축됐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것은 행성 방어에 있어서 중대한 분기점이자 인류에게도 분수령의 순간이다”며 “영화와 같다고 느껴지겠지만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트 프로그램 담당 과학자인 톰 스태틀러는 “우리는 수년 동안 이것을 상상해왔고 마침내 현실이 됐다”고 기뻐했다.
다트팀에 따르면 디모르포스와 디디모스 모두 지구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기술을 테스트하기에는 완벽한 목표였다. 디모르포스 크기가 지구에 위협될 수 있는 소행성과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이와 같은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지역적인 파괴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트팀은 소행성계를 관측하며 데이터를 계속 측정하고 있다. 나사의 행성과학 부서 책임자인 로리 그레이즈는 “매일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고 있는 만큼, 미래에 다트가 이번에 수행한 임무가 소행성 충돌에서 지구를 보호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잘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