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층 뇌졸중, 우황청심원으로 예방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3시 00분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저녁 운동을 마친 나 부장(55)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 물과 함께 챙겨먹는다. 바로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이다. 그 이유는 나 부장의 과거 뇌졸중 병력 때문이다. 유독 어지럼증이 잦던 날 의식을 잃을 뻔한 일이 생기자 회사 동료가 뇌졸중을 의심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담배와 술을 끊고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 부장. 그가 챙겨먹는 우황청심원과 뇌졸중은 어떤 관계일까.》

날씨가 점차 서늘해지는 요즘은 중년의 직장인들이 뇌졸중을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밤 시간에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벽이 터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달 소방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송된 뇌졸중 의심증상환자는 총 72만5267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14만5000여 명씩 발생하는 만큼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질환인 것이다.

뇌졸중은 혈전이 생겨 뇌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 벽의 약한 부분이 파열되는 뇌출혈로 나뉜다. 무엇보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회복이 어렵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인 만큼 예방 노력과 함께 조기 발견·대처가 중요하다.

뇌졸중이 갑자기 찾아온다지만 몇 가지 전조증상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양팔을 들었을 때 한쪽이 자꾸 내려가거나 버티기 어려운 경우 △말이 잘 나오지 않고 발음이 어눌한 경우 △시야가 흐려지고 어지러워 균형을 잡을 수 없는 경우 △안면마비 등의 증세가 한 가지라도 발견된다면 바로 구급대에 전화하는 것이 현명하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도 하나 근본적 원인이 해결된 것이 아니므로 최대한 빨리 치료에 임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中風)’이라 부르며 다스려 왔다. 대표적인 처방이 ‘우황청심원’이다. 우황청심원은 진정작용이 탁월해 긴장, 두통 해소용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본디 뇌졸중 또는 경련 등 뇌혈관 질환 치료를 위한 약이다. 동의보감에도 ‘중풍으로 인사불성이 되고 정신이 혼미할 때’ 우황청심원을 사용한다고 설명돼 있다. 나 부장의 사례처럼 현대의학적 치료와 함께 우황청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뇌졸중 치료와 회복뿐 아니라 예방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실험연구를 통해 우황청심원의 뇌졸중 예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ntioxidan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우황청심원을 처리한 뒤 인위적인 뇌졸중 상태를 유도했다. 이후 세포를 염색해 분석한 결과 우황청심원의 농도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돌기의 재생량도 늘어났다. 또한 우황청심원은 NF200, GAP-43 등 신경재생인자의 활성을 촉진해 뇌졸중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자신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다면 특히 뇌졸중 예방 및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의 걷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은 심폐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과격한 운동은 금물이다. 순환혈액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 혈관을 과도하게 팽창시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인스턴트나 짠 음식은 피하고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도 혈관에 백해무익하기 때문에 멀리해야 한다. 과로와 스트레스도 혈압을 높이는 원인인 만큼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크고 작은 뇌졸중 증상을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을 만큼 뇌졸중은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의 세부 증상과 위험 요인들에 대해 숙지하고 미리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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