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 그리고 이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롬차일드는 단백질 제품 ‘더 the 23 프로틴’과 ‘단백질 컵 죽’을 앞세워 순항 중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맛있게 먹으면서 건강을 지키도록 만든 제품이다. 창업 후 1년 6개월여 만에 온오프라인에서 이름을 알리고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올린 이들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돌이켜보고 더 크게 성장할 동력을 찾는다.
프롬차일드를 이끄는 노하윤 대표, 정윤주 이사와 박진우 이사는 프롬차일드 제품의 브랜딩과 홍보 전략을 다시 점검한다. 입에 잘 붙지 않고 쉬이 기억하기 어려운 사명과 제품명을 고치고, 소비자들이 한 눈에 상품의 특징과 장점을 알도록 제품 외관과 포장을 바꾸고 싶어한다. 프롬차일드의 철학, 우리나라 소비자의 몸과 입맛에 가장 알맞은 단백질 건강 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전달하자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다.
성과를 토대로 도약을 준비하는 프롬차일드의 전략을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전문가로,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강재상 패스파인더넷 대표를 초빙했다. 그는 교원그룹, KB, 신한은행 등 대기업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숱한 성과를 냈다. 스타트업의 과거와 지금을 상세하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적확한 진로를 찾아내 따뜻한 조언과 함께 건네는 멘토로 이름 높다.
강재상 대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항상 제조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프롬차일드를 포함해서요. 먼저 프롬차일드가 이룬 성과와 대표의 고민을 들어볼까요?
노하윤 대표 : 단백질 보충제 더 the 23 프로틴과 간편식인 단백질 컵 죽 등 제품 2종을 개발해 출시했어요. 정부 지원 사업도 세 건 수행했고요. 아직 초기 기업이라, 성과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저희가 내부에서 검토 후 찾아낸 문제와 이를 고칠 방법을 상의하고자 합니다.
단백질 제품은 대개 일반 식품이지만, 프롬차일드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에요. 그러다 보니 규제 때문에 제품 이름을 짓고 특징을 강조하는 데 제약이 있어요. 처음 만든 상품명, 로고와 폰트 디자인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명과 제품명을 소비자에게 잘 알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소비자층을 공략할 지도 고민입니다. 처음에는 나이 40대~60대 액티브 시니어 소비자들을 상정했어요. 건강을 지키는 데 관심이 많은 이 분들에게 어울리는 저당·저콜레스테롤·고단백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희 제품을 본 소비자들은 어떤 연령층을 위한 제품이냐는 질문을 주셨어요. 소비자층의 범위와 다가갈 방법을 고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자사몰 유입 소비자의 조사 결과를 보면 45% 이상이 나이 50대 연령층으로 나오는 등 저희 선택이 옳다는 지표도 있어요. 소비자층을 좁혀서 전달력을 높일 것인지, 아니면 프롬차일드의 성격과 노선을 변경해 더 넓은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하는지도 고민입니다.
강재상 대표 : 스케일업에 참여하기 전에 프롬차일드의 실적을 분석했어요. 의미 있는 수준의 판매량과 매출을 이미 거두고 있더군요. 이게 아니면 피봇을 권하려 했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닙니다. 솔직히 많지도 적지도 않은, 다소 애매한 실적이에요.
노하윤 대표 : 네. 2022년 5월까지는 자사몰에서의 제품 판매에 집중했고, 6월부터 현대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포함한 여러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해 거둔 실적이에요. 지금까지 자사몰 판매에 집중하던 영업 전략에 디지털 마케팅을 더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상표와 제품명, 제품 외관을 고쳐야 하는데, 이것을 쉽게 선택하기 어려워요. 6개월 동안 영업하면서 쌓은 상표 인지도를 처음으로 돌려야 하니까요. 효과 좋은 상표와 제품명 변경과 홍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원가 절감 문제도 고민이에요. 원재료를 좋은 것으로만 쓰니 제품의 단가도 비싸요. 우리나라에서 프롬차일드가 처음으로 쓴 재료도 있습니다. 반면, 이런 장점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비싼 단가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서 제품 판매량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강재상 대표 : 지금까지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많이 봤는데요, 프롬차일드가 거둔 성과는 그 중에서도 인상 깊어요. 중장년 소비자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창업하고, 여기에 필요한 영리에 눈을 뜬 것도 탁월한 선택입니다. 그래서 매출도 생긴 거에요.
보통 식품을 포함한 상품 제조 스타트업은 기획에서 시제품 제작을 거쳐 상품화까지 2년 이상, 3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프롬차일드는 설립 후 단 1년 6개월만에 상품화를 마쳤어요. 심지어 그 사이에 영업력을 기르고 유통망도 확보해 매출도 거뒀어요. 거의 IT 스타트업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먼저 임직원들의 건강이 염려돼요.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몸과 정신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천천히 나아가세요. 사업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몸이 상합니다. 나이 20대~30대 임직원이 이끄는 스타트업에서 번아웃은 치명적이에요. 간혹 데스밸리를 막 벗어나려던 차에 쓰러지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임직원의 번아웃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프롬차일드의 문제와 해법을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먼저 상표와 제품 포장을 바꾸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프롬차일드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제품을 만든다고 알리는데요, 나이를 강조하는 단어인 '시니어'를 앞세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사회 생활을 활발히 하는 중장년 소비자들은 건강을 원하기보다 나이 들지 않아 보이는, 멋있고 예쁜 모습을 원해요.
그런데, 프롬차일드는 ‘우리 상품은 액티브 시니어용’이라며 제품 포장에 장년층 일러스트를 넣었어요. 역효과가 날 것입니다. 상표와 포장 디자인은 아주 중요해요. 그리고 상표는 소비자가 보고 바로 제품의 장점과 성격을 가늠하도록 직관적으로 지어야 합니다. 촌스러워도 괜찮아요. 소비자는 기업의 이름이 아닌, 상표를 기억한다는 점 명심하세요.
상표와 포장을 바꿨다고 가정할게요. 그렇다면, 프롬차일드의 단백질 제품군의 장점, 매력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건강 식품을 알릴 때 성공하는 방법은 진심을 전달하기보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프롬차일드의 제품을 선택해 먹으면 건강해질 듯한, 몸이 좋아질 듯한 이미지를 먼저 제시하세요.
제품의 효능에 자신이 있다면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것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고 먹고 효과를 느끼면 이 장점은 자연스레 알려져요. 지금 프롬차일드는 단백질 함량이 많은 점, 좋은 소재만 골라서 쓰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것보다는 소비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도록 홍보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존 단백질 상품군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나요? 지금 당장 몸이 불편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건강하게 살려면 먹어야 하는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줍니다. 홈쇼핑 방송만 봐도 단백질 상품을 왜 먹어야 하는지를 강조하지, 단백질의 함량이나 소재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성분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요.
프롬차일드도 이 전략을 써 보세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런 효과를 가진 재료를 썼다는 식으로요. 그리고 상품은 가급적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최소 수 개월씩 먹어야 하지요? 소비자 입장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매달 사는 것은 수고입니다. 그러니 한 달 정도 먹는 분량의 상품보다는, 오래 두고 먹을 대용량 패키지나 묶음 패키지를 마련해서 판매하세요.
패키지는 대용량 외에 한 번 먹을 분량의 소포장도 준비하세요. 바이럴 마케팅에 쓰기 좋아요. 나이 50대 이상 소비자들은 SNS나 디지털 마케팅으로 얻은 정보보다 체험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좋은 제품을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요. 이 소비자층은 자기가 먹어 본 상품이 좋으면 그것을 여러 개 사서 주변에 나눠줍니다. 그러니, 프롬차일드는 먼저 이 소비자층을 만날 자리를 마련하고, 이들에게 소포장 패키지를 전달하면 됩니다.
노하윤 대표 : 말씀 감사합니다. 온라인 유통 노하우도 알고 싶어요. 프롬차일드 임직원 모두가 오프라인 유통 경력자다보니, 온라인 유통과 마케팅은 함께 공부하며 펼치고 있습니다.
강재상 대표 : 자사몰 유입이 사실 가장 좋기는 합니다만, 이와는 별개로 메인 유통 채널을 마련해야 합니다. 유통 채널이 곧 상품의 수준을 좌우해요.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덕분입니다. 아까 강조한 것처럼, 상표명과 포장은 직관하기 쉽게 바꿔야 합니다.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서 프롬차일드의 제품을 봤을 때 대번에 효능과 장점, 다른 제품과의 차이를 알도록 말이지요.
제가 본 프롬차일드 상품의 차이 중 하나는 맛입니다. 프롬차일드의 단백질 상품은 다른 제품과는 맛이 다른데, 이것이 매력이 될 거에요. 맛이 강한 제품은 매일 먹으면 질립니다. 외국에서 만든 제품의 맛은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잘 맞지 않고요. 우리나라 소비자가 즐겨 먹는, 그러면서도 물리거나 질리지 않는 맛을 강조하세요.
맛이 좋은데다 좋은 재료로 성실하게 만들어서 건강을 지켜주는 단백질 상품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세요. 그렇게 프롬차일드 제품의 ‘마니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는 한 번 익숙해진 상품을 꾸준히 씁니다. 그렇게 마니아가 되면, 이들은 다른 상품을 선택하지 않아요. 프롬차일드의 단백질 제품군은 마니아를 만들 만한 힘을 가졌습니다. 단, 그러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릴 거에요. 그러니 지치지 않게,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호흡을 길게 하고 유지하세요.
노하윤 대표 : 투자를 포함한 성장 동력도 찾고 싶습니다. 프롬차일드와 같은 건강 식품 스타트업이 지금의 성격과 소비자층을 유지한 채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다음 상품을 개발하고 도약할 자금이 필요한데, IR에서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강재상 대표 : 안타깝지만,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쉽지 않아요. 먼저 프롬차일드의 장점을 앞세우세요. 주요 상품이 두 가지인 점, 단시간에 성장해 운영 궤도에 오른 점이 장점입니다. 투자자는 매출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주요 상품 하나만으로 매출을 올리는 스타트업을 다소 불안하게 여겨요. 주요 상품의 성장이 끝나면 다음 상품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프롬차일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제품 기획력과 이를 실행하는 속도입니다. 대표뿐만 아니라 팀원의 역량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결과에요. 그러니 팀의 강점, 프롬차일드만 가능한 능력을 강조합시다. 물론, IR을 하는 동안 매출도 꾸준히 높여야 해요. 이들 장점을 증명하는 것은 결국 매출입니다. 그리고, 매출이 높으면 제조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도 한결 쉬워집니다.
노하윤 대표 : 조언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만든 매출 구조를 되돌아보려 합니다. 지금의 매출 구조가 지속 가능하고 더 커질 것인지, 그리고 새로운 제품 개발을 시작할 만큼 튼튼한지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강재상 대표 : 단연 현금 흐름이지요.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 매출이라는 성과를 내면, 그 다음에는 무조건 현금 흐름을 봐야 해요.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타이밍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리하세요. 이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스타트업이 어려워집니다. 원료의 원가과 상품 가격, 계약처와의 현금 흐름과 기본 발주 물량 등을 꼼꼼하게 분석하세요.
강재상 대표는 프롬차일드가 쉬지 않고 달린 덕분에 좋은 성과를 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호흡을 천천히, 길게 하고 성과를 되짚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정하고 성장 동력을 추출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노하윤 대표와 임직원들은 강재상 대표의 분석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궁금한 점을 적극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프롬차일드의 과제로 유통 채널 확장과 자사몰 활성화를 선택했다.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프롬차일드의 성장, 자사몰 활성화와 디지털 마케팅을 도울 또 다른 전문가로 구자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를 섭외했다. 다음 기사에서 그가 전수한 프롬차일드의 자사몰 강화 방안, 소비자 분석과 디지털 마케팅 방법론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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