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는 자궁건강 ‘바로미터’… 단순 생리통은 진통제로 관리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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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체험]여성 건강 ‘월경’
생리양 과다, 생리통 등 곤란증
불편함 있다면 병원 찾아 해소를

신승령 원장이 ‘월경 관련 질환 체크리스트’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승령 원장이 ‘월경 관련 질환 체크리스트’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생리(월경) 관련 질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요 월경 관련 질환자는 2017년 42만3211명에서 2021년 67만8370명으로 약 60% 증가했다. 월경 장애는 여성에서 생식기능 이상이나 질병의 신호가 된다.

또한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건강 지표다. 기자를 포함한 여성 5명이 3개(월경곤란증, 월경과다증, 월경전불쾌장애)의 주요 월경 관련 질환 체크리스트에 답했다.
1차적으로 자신의 월경 관련 증상을 체크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승령 에덴메디여성병원 병원장과 상담을 진행했다. 》

월경 건강 체크리스트 실제 해보니… 5명 중 2명에서 적신호



월경 체크리스트를 실시한 결과, 5명 중 1명은 월경전증후군 관련 전문의의 추가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명은 월경과다증이 의심돼 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신 원장은 체크리스트에 나열된 개별 증상보다는 이러한 증상들이 여성의 일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리통에 따른 진통제 복용 횟수나 진통제 효과 지속 정도 등을 수치화해 월경곤란증으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실제 이러한 통증이 학업이나 직장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한다. 생리 양은 스트레스나 체중 조절 등으로 줄기도 한다. 폐경이 가까워졌을 때 양이 줄거나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자주 하는 경우도 있어 복합적으로 증상을 살펴야 한다. 신 원장은 “생리는 마침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하면 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객관화해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월경 관련 질환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도 산부인과에 내원해 치료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낮다. 생리통이나 신체적, 심리적 불편함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월경은 증상의 정도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고 남들과 비교가 어렵다는 점도 여성들이 질환으로 인지하는 데 장애 요소가 된다.



원인과 임신 계획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치료 전략 필요


신 원장은 월경 관련 질환들은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로 월경곤란증의 경우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뉘며 그 중 1차성 월경곤란증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보통 10대 후반∼30대 초반까지 젊은 나이에서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개선된다. 보통 어른들이 생리통은 출산하면 혹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괜찮아진다고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다만 자연히 개선될 때까지 증상을 겪으며 방치할 수 없으니 그간의 생리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적용한다. 월경곤란증 환자의 10% 정도는 2차성으로 발생한다. 이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명확한 원인이 있다. 이 경우엔 초음파로 빠르게 판별하고 해당 원인을 치료하면 월경곤란증 증상도 자연히 개선된다.

월경 관련 질환은 환자의 나이, 임신 계획, 피임 여부뿐만 아니라 갑상샘 기능, 간질환, 신장기능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치료하게 된다. 보통 1차성 월경곤란증은 진통제를 우선 복용한다. 신 원장은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거나 몸에 좋지 않다는 등의 선입견이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월경통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2차성 월경곤란증은 명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다만 젊은 환자, 결혼과 임신 계획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수술은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고려해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월경곤란증, 월경과다를 개선하기 위해 자궁 내 시스템(LNG-IUS)을 자궁 내 삽입하거나 복합 경구 피임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 두 방법은 호르몬 체계를 바로잡아 월경량과 월경 주기를 일정하게 조절해줌으로써 생리 양과 통증의 강도를 줄여준다.

LNG-IUS는 프로게스테론을 일정 주기로 계속 방출해 자궁내막을 얇게 유지시켜 주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생리양을 가진 여성이 자궁 내 시스템을 피임 목적으로 시술하면 생리를 거의 하지 않게 되고 호르몬 작용 중 하나로 배란도 억제시킨다. 복합 경구 피임약 역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성분으로 자궁 내막을 얇게 유지시켜 준다. 4세대 피임약은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데 이들 제품은 월경 관련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많이 처방된다.

경구 피임약은 심한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의 약물 치료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월경전증후군은 아직까지 원인이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라서 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생활,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의 섭취, 마그네슘, 망간, 포도당(탄수화물)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신적인 증상이 심하면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신 원장은 “아직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생리에 대해서 감추거나 증상을 당연히 여기는 경향있다”며 “산부인과 검사는 진료실에서 초음파로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으며 1년에 한 번은 급여 적용이 돼 적은 비용으로 검진이 가능한 만큼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내원해 검사받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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