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얼굴 굳고 팔 마비… 뇌졸중 초기 증상 알고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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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의 날〈1〉
세계적 사망 원인 2위 ‘뇌졸중’
뇌혈관 치료 골든타임 중요하지만 초기 증상 아는 사람은 드물어
얼굴과 한쪽 팔에 마비 보이거나 단어 반복했을 때 말 어눌해지면
119 불러 큰 병원서 응급조치 해야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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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민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정회원
남택민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정회원
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뇌졸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약 10만 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으며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62만 명으로 5년 전인 2017년 대비 8%가량 증가 했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앞으로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뇌졸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 △혈관이 파열되면서 혈액이 뇌 조직 안 또는 뇌 바깥쪽에 고여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뇌졸중은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애 발생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될 경우 되도록 빠르게 조치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뇌졸중 중에서도 뇌경색의 치료에는 ‘골든타임’이 있어 가능한한 발견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경우 전문의의 평가 후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으로, 환자의 상태와 병변에 따라 24시간 이내에는 막힌 혈관에 기구를 넣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기계적 혈전 제거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빠른 조치를 위해서는 초기 증상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 초기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FAST’를 활용하고 있다. FAST는 안면 마비(Face), 한쪽 팔 마비(Arms), 말이 어눌해짐(Speech), 신속한 119 신고(Tim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환하게 웃었을 때 한쪽 입 꼬리만 처지지 않는지, 양팔을 들었을 때 한쪽 팔에 힘이 빠지거나 처지지 않는지, ‘뇌졸중, 뇌졸중, 뇌졸중’과 같은 단어나 문장을 반복했을 때 말이 어눌한지 등을 살피고 하나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바로 119를 불러 응급조치가 가능한 큰 병원에 가야 한다.

뇌졸중이라는 질환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지만 초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는 사람은 아직도 적은 듯하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전국 시군구 대상 조사에서 뇌졸중 초기 증상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54.2%에 불과했다. 10명 중 5명이 초기 증상이 있어도 지나친다는 의미다. 올해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이해 초기 증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혹 지나치고 있을지 모르는 위험 신호를 확인하여 본인과 가족의 소중한 삶을 오래도록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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