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에서 인터벤션(중재) 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벤션은 혈관 속으로 가느다란 카테터(의료용 도관)를 밀어 넣은 뒤 이를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 장비로 확인하면서 물리적·화학적 치료를 진행하는 방사선 시술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인터벤션이 본격화됐다. 내과 약물치료로는 부족하고, 외과 수술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비침습적 시술이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간암에서부터 자궁근종, 혈관기형, 뇌동맥류, 심혈관질환, 비뇨기질환 등 50여 개 암과 질환을 넘나들며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벤션 전문의는 ‘의사를 위한 의사’로 불린다. 환자와 마주 앉아 진료하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각종 혈관질환이나 암 질환을 수술할 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터벤션 시술은 전신마취 대신 국소마취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고통과 흉터를 경감시키고 치료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경희대병원 인터벤션팀 오주형 병원장(영상의학과)은 “인터벤션은 진료과를 넘나들며 다학제 진료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인터벤션은 신장암 수술 전 암 크기를 줄이고 골육종 등 뼈에 생긴 암을 치료할 때 혈관을 막아 피가 적게 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외래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 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의료진일 수 있지만 질환 치료는 물론이고 환자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인터벤션 시술은 흔히 ‘수술 없는 치료’ ‘칼 없는 치료’ ‘비수술 치료’ 등으로 불린다. 마취, 절개, 출혈이 없는 ‘3무(無) 시술’로도 불린다. 최소한의 침습만으로 질병만을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또 병변 부위에 색전제, 경화제, 항암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거나 협착된 부위에 특수관을 장착할 수 있다. 고주파 열을 쪼여 종양을 태우고, 혈전이나 결절을 깎아내는 등 다양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출혈이 많은 외상환자는 피가 덜 나도록 혈관을 최대한 막는 시술과 더불어 수술 후 혈액이나 고름 등이 고였을 때도 인터벤션으로 간단히 빼내기도 한다.
오 병원장은 “인터벤션은 국소마취와 5mm 이하의 최소 절개로 이뤄지고 정교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병변의 위치 혹은 모양이 인터벤션 치료만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고려하거나 인터벤션과 수술을 같이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벤션과 수술은 서로 상호 보완 및 협력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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