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의 고배를 마셨던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이 다시 발사대에 섰다. 기기 결함,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일정이 수개월 미뤄지면서 올해 중 발사가 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다시금 달을 겨냥하게 됐다.
나사(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1호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은 현지 시간 기준 지난 3일 오후 11시57분부터 케네디 우주센터 조립동 건물(VAB)에서 39B 발사대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아르테미스 1호는 조립동에서 나온 직후 탑승 통로 등의 재배치를 위해 일시 정지했다가, 약 9시간에 걸쳐 4마일(약 6.5㎞) 가량을 이동한 뒤 4일 오전 8시30분께 발사대에 안착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1호가 발사대에 다시 올라선 만큼 오는 14일 오전 12시7분부터 69분 간 진행되는 발사가능시간대(론치 윈도우)를 노리고 있다. 나사에 따르면 발사가능시간대는 지구의 자전 및 달의 공전 궤도 등을 계산해 도출된 최적의 발사 시기다. 자전과 공전 궤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수일, 하루에 수시간 정도로 기회가 제한된다.
나사가 지난 10월17일~31일 발사가능시간대에 발사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당초 올해 남은 발사가능시간대는 11월12일~27일, 12월9일~23일 두 번 뿐이었다. 나사가 아직 예비 발사일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돌발 변수로 인해 14일 발사가 불발되더라도 오는 27일 전에 재도전이 이뤄질 수 있다.
아르테미스 1호는 올 하반기에만 벌써 4번째 달을 향한 도전을 시도한다. 기존 발사 예정일은 지난 8월29일이었으나 엔진 부분에서 액체수소 연료 누출 및 기상 악화 문제가 겹치며 취소됐고, 2차 발사일인 9월3일에도 연료 누출이 감지되며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9월27일 3차 시도를 진행하려 했으나 카리브해 남부에서 발생한 열대폭풍 이안이 발사대가 위치한 플로리다 해안 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상 조건이 악화되자 발사가 최종 취소됐다.
특히 나사는 연료 누출 문제 등으로 아르테미스 1호 발사가 불발됐던 만큼 기술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냉각 연료주입 시험을 비롯한 테스트들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별다른 추가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르테미스 1호 발사는 총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첫 단추다. 50년 전 마지막으로 인류를 달로 보낸 ‘아폴로 프로젝트’의 후신으로 그리스 신화 속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이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름으로 명명됐다.
현재 나사가 추진 중인 1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사람 대신 마네킹 3명을 태우고 42일에 걸친 달 궤도 비행을 시도하게 된다. 1단계가 성공하면 이후 2단계 유인 비행(2024년·비행사 4명), 3단계 유인 착륙(2025년·비행사 4명)을 추진할 수 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1호의 4차 도전과 관련해 “연구팀이 오는 14일 발사 시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아르테미스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의 기기·시스템 환경 등의 설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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