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상 건네는 말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환자들에게 종종 “화면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듣곤 한다. 사실 나름 세포의 노화를 늦추기 위해 매일 하는 것들이 있긴 하다. 그중 하나가 ‘1일 1샐러드’이다.
노화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급격히 진행된다. 사람은 보통 인간관계, 돈, 일이 잘 안 풀릴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포는 언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을까. 바로 활성 산소가 많아질 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자를 잃고 불안정하게 날뛰는 체내 활성 산소가 많아진다. 이들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면 산화를 일으켜 유전자 염색체를 보호하는 텔로미어를 손상시킨다. ‘산화 스트레스’가 장수의 비밀로 불리는 텔로미어를 훼손해 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노화를 막으려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항산화 성분으로는 비타민C, 비타민E,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글루타티온 등이 있다. 샐러드는 이 성분들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샐러드를 먹어도 항산화 성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샐러드엔 아보카도를 꼭 넣길 권한다. 필자는 적양배추, 잎채소, 파프리카, 브로콜리, 당근, 셀러리 등 다양한 색깔의 채소에 아보카도를 곁들여 샐러드를 만든다. 아보카도는 그 자체로 불포화지방산, 비타민E, 글루타티온이 풍부한 항산화 식품이면서 항산화 물질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기능도 한다.
미국 오하이오대 식품공학과 연구팀에서 샐러드만 먹은 경우와 샐러드에 아보카도 150g(아보카도 1개 정도)을 넣어서 먹은 경우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보카도를 함께 먹은 경우 루테인은 5배, 알파카로틴은 7배, 베타카로틴은 15배까지 흡수율이 증가했다. 특히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물질을 흡수하는 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보카도는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만졌을 때 딱딱한 것은 덜 익은 것이다. 약간 물렁거리면 딱 먹기 좋게 익은 것이다. 손질할 때 껍질은 너무 두껍게 벗겨내지 않는 게 좋다. 껍질에 가까운 과육일수록 몸에 좋은 유효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겨낸 다음엔 바로 섭취하는 게 좋다. 아보카도는 기름 성분이 풍부해 과육이 공기와 맞닿으면 금방 산패가 시작된다.
간혹 아보카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다. 처음 먹는다면 한 번에 많이 먹지 말고 소량만 맛보도록 하자. 신장 질환으로 칼륨 배출이 잘 안되는 경우엔 과잉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아보카도는 바나나보다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6만2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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