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재태주수 22주·450g 초극소 미숙아’ 치료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1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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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kg으로 건강하게 퇴원한 ‘초극소 미숙아’ 기태의 모습.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3.03kg으로 건강하게 퇴원한 ‘초극소 미숙아’ 기태의 모습.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재태주수 22주 1일에 체중 45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인 진기태 군이 최근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 6개월간의 치료를 받고 체중 3.03kg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재태주수 37주 미만인 아기를 미숙아, 출생 당시 체중이 2500g 미만인 아기를 저체중 출생아라고 한다. 기태는 그중에서도 체중이 1000g 미만인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이다. 초극소 미숙아의 국내 생존율은 70~80% 정도이나 기태 군과 같이 22주 출생아의 생존율은 20% 정도로 매우 낮다.

태어날 당시 기태 군은 자발 호흡과 움직임이 없는 상태 및 심박수 저하로 기관 내 삽관과 양압 환기를 진행해야 했고, 이후 정상 맥박을 회복해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기태 군은 정상 호흡이 어려워 장기적인 인공호흡기 치료와 이로 인한 후유증인 만성 폐질환 방지를 위해 산소치료를 시행했다. 혈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응급 혈액 검사나 수혈 치료를 대비해 ‘중심정맥관’을 유치하고 적절한 성장을 돕기 위해 정맥으로 영양을 공급했다. 그 외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저혈압 방지를 위한 승압제, 수혈 치료 등 내과적 치료를 시행했다.

기태 군의 치료를 맡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가영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는 모든 장기의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이뤄지는지 자주 살피고 손상되기 쉬운 장기들의 상태를 지속적이고 세심하게 관찰해 문제 발생 시 빠른 처치를 시행해야 한다”며 “향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절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고비가 이어졌다. 태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장폐색증이 발생했고 망막 혈관 형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미숙아망막병증’ 3기로 진단됐다. 소아외과, 안과와의 협진을 통해 세 번의 전신마취 하 수술이 진행됐다.

6월 22일 소장을 일부 절제하고 일시적으로 인공 항문을 만들어주는 장루형성술을 시행하고 10월 21일에는 다시 정상 항문으로 배변할 수 있도록 하는 장루복원술을 시행했다. 8월 30일에는 혈관이 없는 망막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해 망막의 산소요구량을 감소시키는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했다. 기태 군은 성인도 견디기 힘든 3번의 전신마취 수술과 190일간의 입원 치료를 모두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박 교수는 “기태 군은 앞으로 미숙아로 인한 합병증이나 영양·성장 및 발달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 관찰과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 신생아중환자실 내에서 필요한 치료는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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