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고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대개 소비자는 건강·윤리·환경 보호를 이유로 식물성 고기를 찾는다. 그럼 맛, 영양, 환경 측면에서 진짜 고기와 비교해서는 어떨까.
식물성 고기가 고기의 육즙까지 느껴질 정도로 발전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풍미는 진짜 고기에 비해 아직 약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영양적인 측면에선 고기가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식물성 고기의 기본 재료는 대개 콩·완두콩·밀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도로 정제된 농작물이다. 이 정제과정에서 원래 농작물에 함유된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불포화지방·폴리페놀 등이 상당량 사라진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진짜 고기에는 단백질·비타민·아연·오메가3지방등 영양소가 식물성 고기보다 더 많이 들어있다”며 “고기 단백질은 우리 신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웰빙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식물성 고기가 낫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일부 식물성 고기엔 나트륨 함량이 높다.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제품도 있다. 야자기름·코코넛기름 등 포화지방의 함유율이 높은 지방이 제조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이다. 제조할 때 첨가물이 여럿 사용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첨가되는 것도 식물성 고기가 풀어야 할 문제다. 특히 식물성 고기를 만들 때 고기의 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식용색소, 첨가당, 팽창제 등 각종 첨가제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식물성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환경보호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축산기술의 발달로 환경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권대영 호서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소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목초와 곡물을 섭취한 후 자신이 먹은 단백질량보다 몇 배 많은 단백질을 사람에게 돌려준다”며 “대표적인 업사이클링(upcycling) 가축”이라고 말했다. 업사이클러인 소를 기르는 축산업은 지속가능성을 가진 산업으로 통한다.
메탄 등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고단백 소고기를 얻는 ‘지속가능축산’이 미국 등 축산 선진국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소고기 생산량은 4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 사육마릿수는 1975년보다 36%나 줄었다. 미국산 소고기는 세계에서 탄소 발자국이 가장 낮은 소고기 중 하나다. 현재 미국 축산업의 탄소 발자국은 1970년보다 9∼16% 낮아졌다. 최윤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국 축산업이 탄소 발자국을 낮추고 소고기 생산성을 대폭 높인 비결은 고품질 사료 제공, 열스트레스 감소, 동물 유전학 개선, 생식 능력 향상, 성장 속도 증가 등이다”라며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미국 등 축산 선진국의 생산기술 개선 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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