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는 2018년부터 연구부총장 직속의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 '크림슨창업지원단'을 운영 중입니다. 예비 창업가의 꿈을 현실로 이끌고, 고려대학교의 기반 시설을 활용해 스타트업 창업과 성장을 모두 돕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름 높습니다. 크림슨창업지원단에서 꿈을 이룬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들이 세운 유망한 교원·학생 기업을 소개합니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정보를 담았다. 빅데이터를 알맞은 AI(인공지능)로 분석하면 특정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인공지능 분석을 잘 활용하려면 특정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든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자 스타트업 이코노바이저의 창업자 이홍식 대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믿는다. 여기에 경제생활 주체들의 행동을 다루는 ‘경제학’을 더해 ‘경제 인공지능’으로 발전시키면 그 장점이 배가된다고 믿는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예측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반 보행자안전시스템(AISS, AI Safety System)'을 개발해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코노바이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경제학 이론을 더해 다양한 혁신 기술을 만듭니다. 먼저 소개할 것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 시스템’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경제학 이론을 더해 환율·원자재의 가격 동향과 변화를 가늠하는 기술이에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공급망 재편 등 세계 경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환율·원자재 가격이 요동칩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경영 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요. 그래서 세계 주요 대기업은 이들의 가격 변화를 정확히 조사하고 전망을 가늠하려고 투자를 아끼지 않아요. 경제연구소를 만들고 세계 곳곳의 해외 지사 등을 활용해 환율·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를 조사 분석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들의 가격 변화를 100%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사실 환율·원자재의 가격과 상품 거래 등 경제 변수들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고 가격 결정 과정도 복잡합니다. 따라서 이들 변수를 예측해 경제 정보를 선점하면 기업의 경영 수익성과 직결됩니다. 예측 정보를 활용한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지요.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다양한 정보와 기업의 매출 간에는 양(+)의 상관 관계가 나타납니다. 최근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투자 결정에 더 빠르게 반영, 운영 비용 감소를 꾀합니다. 2017년 기준, 세계에서는 매년 10조 달러(약 1경 3,570조 원) 이상의 원자재가 거래되는데요, 제조 기업 수백만 곳이 원자재 데이터 변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자재 구매·판매 시기와 물량 조정만으로도 이익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중소기업은 환율·원자재 전문 지식과 경험, 경제 정보를 예측하고 분석할 인력과 기술이 부족합니다. 경제 정보 업체가 있지만, 구매 비용이 비싸고 구동 비용이 들어 이 역시 부담이에요. 따라서 중소기업은 저비용, 고품질의 예측 정보를 절실히 원합니다."
이코노바이저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 시스템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세계 주요 환율과 원자재의 변화를 경제학 모형으로 분석, 장단기 변화와 유행을 찾아낸다. 빅데이터에는 회사채 수익률과 경제성장율, 산업생산지수는 물론 원자재 품목별 수요·공급과 가격 데이터 등 수많은 경제 변수가 담겼다. 이를 다루고 분석한 수십 년 분량의 뉴스도 포함된다.
이코노바이저는 인공지능으로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정형·비정기 뉴스를 예측 모형에 반영해 정교화한다. 환율·원자재의 가격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키 팩트’를 찾아내고, 키 팩트와 가격 변화 데이터 사이의 연관성을 경제 변수와 경제학 이론을 더해 분석한다. 즉, 이 기술은 환율·원자재 가격의 변화와 유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찾아내고, 궁극적으로는 환율·원자재 가격 변화 방향을 알려줘 기업의 경영 의사를 돕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어 이홍식 대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 시스템의 기술을 응용해서 보행자의 안전을 지켜 줄 ‘AISS’를 구상했다. 그는 사람들이 도로나 횡단보도, 공사 현장 등지에서 사고로 다치는 일을 줄이고, 나아가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줄 기술로 AISS를 소개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인명 피해를 줄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인공지능 기반 보행자안전시스템인 AISS에요. 이 기술은 사고가 일어나는 현장 전반에 대입 가능한데, 일단은 우회전 도로와 횡단보도에 알맞게 설계했어요. 우회전 도로에서 어린이들이 자주 교통사고에 휘말리는 것이 안타까워 이것을 줄이려는 의도였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의 우회전 도로들을 잘 살펴보면, 보행자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회전 도로와 횡단보도가 너무 가까이에 있거나, 장애물 때문에 운전자가 우회전 시 미처 보행자를 못 보는 것이지요.
우회전 도로에 AISS를 설치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차와 보행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파악합니다. 실시간 차량과 보행자 통행량 등 교통 상황은 물론 킥보드나 사람, 자전거 등 사물을 유형별로 인식해요. 이 모든 것을 빅데이터로 만들고 차량이나 보행자의 특이한 행동 패턴을 딥러닝 분석합니다.
만일, 보행자가 갑자기 횡단보도를 건너려 하거나 자동차의 우회전 사각으로 들어오면, AISS가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신호등 스피커로 즉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러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경고를 듣고 조심하게 되니 교통 사고를 상당 부분 막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운전을 하다가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오면 주의하라고 내비게이션이 알려주지요? AISS도 같은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AISS의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면 이 빅데이터를 지자체와 경찰서, 소방서 등으로 실시간 전송 가능해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거나, 내비게이션과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등 활용 방법도 다양합니다. 예컨대, 한 이면도로에 AISS를 설치했다고 가정할게요. 평소에는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다가, 밤에는 방범 카메라로 쓰는 것도 됩니다.
한편으로는, AISS를 활용하여 오전 9시~오전 11시까지는 자동차의 통행량이 많고 오후 3시~오후 5시까지는 통행량이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동사무소는 자동차 통행량이 적은 시간에 그 지역을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잘 이용하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요.”
이홍식 대표는 연구 중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위력을 깨닫고, 자신의 지식을 더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할 기술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저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그래서 사실 창업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수 년 전부터 세계를 휩쓴 4차산업혁명을 연구하면서, 이를 이끌 핵심 기술이 바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다른 교수들과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며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궁리했어요. 능력 있는 산업공학과·컴퓨터공학과·전자공학과 연구자들 덕분에 기술은 빨리 확보했는데, 정작 이 기술들을 현실에 적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어요. 기술을 현실에 적용할, 경제 특수성과 미시·거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예측할 능력을 가진 연구자가 적었어요. 만일, 이 어려움을 딛고 경제 주체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경제학과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마침 그때에 고려대학교의 최고위 과정을 수료하러 온 중견·중소기업의 대표들과 자주 만났어요. 이 분들이 아주 어려워하던 것이 시장 환경에 따른 환율·원자재의 가격 변화를 가늠하는 것이었지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경제학을 융합하면 우리나라의 기업 운영자에게 탁월한 혜안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들의 경영 의사 결정을 도울 기술을 개발하려 이코노바이저를 창업했습니다.”
이코노바이저를 세운 후, 이홍식 교수는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도움을 받아 전자공학과와 산업경영공학과의 석박사급 연구자들과 함께 기술을 갈고 닦았다. 이어 경제학 기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가 교수진,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를 영입해 연구소를 세웠다.
오늘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다루는 기업은 무수히 많다. 덕분에 우리는 여러 가지 편리한 기술과 편의를 누린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경제학 이론까지 품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없다. 이홍식 대표가 이코노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화로 꼽는 것도 이 부분이다.
“환율·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지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경제적 변수와 팩트를 찾고 이를 토대로 가늠하는 것입니다. 이 때 꼭 필요한 것이 모델링인데, 우수한 모델링은 경제학 이론의 기반 없이는 만들 수 없습니다. 모델링을 만들 때 의미 없는 요인은 제거하고 다양한 변수를 넣어야 완성도가 높아져요.
사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수가 세계 시장을 이렇게 뒤흔들 줄 어느 누가 예측했을까요?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과거 데이터와 경제학 이론을 잘 활용하면 앞으로의 변화의 방향과 유행은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자체를 활용하는 방법도 중요해요. 해결할 문제를 명확히 정하고, 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더해야 인공지능은 비로소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어떤 문제든 해결하는 만능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구글 알파고는 '바둑'을 문제로 다루는 인공지능입니다. 알파고가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에 대입할 수는 없어요.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처럼 경제 현상의 상호 작용으로 일어나는 일을 가늠하고 예측하려면, 인공지능 이론 뿐만 아니라 경제 데이터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미시·거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이는 경제를 예측 가능해요. 이 구조를 가장 잘 운용하는 곳이 이코노바이저라고 자부합니다.”
이홍식 대표는 평생을 연구자로 살았다. 그래서 이코노바이저 창업 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고민과 부담을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이 함께 짊어진 덕분에 기업을 원활히 운영하고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여느 스타트업들이 그렇듯, 이코노바이저도 전문 인력을 섭외하는 데 애를 먹고 있어요. 가장 필요한 인력은 인공지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경제 지식까지 가진 전문가입니다. 유용한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잘 정리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모델을 구상·구축·적용할 전문가가 없다면 허사에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고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자는 비전을 공유하는 인재를 원합니다. 이코노바이저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널리 알리고 다른 곳과의 공동 연구를 주선할 영업 마케팅 인재도 모시려 합니다.
투자금 유치도 도전 과제에요. 투자금만 있으면 원하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저희의 기술을 널리 알리면서 고도화하는 것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이 물심 양면으로 많이 도와줘서 다행이었어요. 이코노바이저 설립과 인재 채용, 회계와 투자자 알선 등 운영 전반의 틀을 다지도록 도왔습니다. 특허를 출원할 때, AISS의 실증과 사업화에 필수인 법적 지위를 인정 받을 때, 영업할 때에도 큰 도움을 줬어요.
덕분에 좋은 기술들을 만들었고 실증으로 효용도 증명했으니, 이제는 이코노바이저의 성과를 널리 알리고 가꾸려 합니다.”
이들 지원을 업고, 이홍식 대표와 이코노바이저는 AISS의 실증에 한창이다. 전국 각 지자체와 함께 우회전 도로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힘쓰는 한편, 환율·원자재의 가격 추이를 가늠하는 인공지능의 성능도 더욱 고도화한다.
“1년 이상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AISS, 인공지능 기반 보행자안전교통시스템이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이 기술을 전국의 우회전 도로 곳곳에 배치해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일 거에요. 이미 서울특별시의 여러 지자체, 제주도와 경기도의 여러 지자체에 AISS를 설치했고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2023년에는 서울시의 한 지자체와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경기도의 한 지자체가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에도 AISS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코노바이저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 시스템의 완성도도 더 높일 것입니다. 국내 모 기업과 함께 세계 공급망 변화에 따른 수요 예측, 시장과 산업 동향의 분석·예측 시스템 개발을 공동 연구 중이에요. 이 성과가 대기업의 원자재를 비롯한 관리 품목의 가격·수요·세계 공급 능력에 대한 위험을 예측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3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율·원자재 가격 예측 시스템을 스마트폰 앱으로 만들 예정이에요. 이 앱을 이용하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기업, 일반 소비자들도 환율·원자재 가격 변화를 가늠할수 있는 정보와 혜안을 얻을 것입니다.
지식과 데이터는 온 사방에 있습니다. 이것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것은 아주 큰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것만 파악해 알맞은 방법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에요. 이코노바이저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가장 알맞게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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