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프로젝터는 용도에 따라 사무용, 영상 시청용, 외부 활용 등으로 나뉜다. 사무용 제품은 우수한 확장성과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또 이동할 일이 적기 때문에 크고 많은 기능을 넣는 게 보통이다. 영상 시청용 제품은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밝기나 해상도 등의 품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활용 조건에 따라 초단초점이나 휴대용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다. 외부 활용 제품은 목적 자체가 캠핑같은 야외 활동이나 영업 등 외부 활용 등을 위한 제품으로, 별도의 연결 없이도 자체 동작할 수 있는 내장 운영체제를 갖춘다거나 배터리 성능, 무선 성능, 활용도 등을 잘 갖추는 편이다.
제품 선택 방법은 본인이 어떤 조건에서 활용하는가에 맞춰서 구매하면 되며, 제조사에서도 이에 맞춰 제품군을 나눠놓고 있는 편이다. 대만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벤큐는 GV, GS 시리즈로 휴대용 제품군을 공략하고 있다. 2019년 처음 등장한 GV 시리즈는 작고 휴대가 가능한 것은 물론 투사 각도에 자유도를 주어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GS 시리즈는 이보다 고성능 제품군이며, 휴대는 물론 고품질 이미지까지 고려하는 조건에 적합하다. 벤큐 GV 시리즈의 신작, GV11을 통해 휴대용 빔프로젝터의 활용도와 구성에 대해 짚어본다. DLP 기반 휴대용 빔프로젝터, 벤큐 GV11
벤큐 GV11은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지털 광학 처리) 방식의 빔프로젝터다. DLP 방식은 램프에서 나온 빛을 DMD(디지털 미소 반사 표시기) 칩에 반사해서 화면을 표시하는 형태로, 다른 투사방식에 비해 화질이 높고 응답 속도가 빠르며, 수명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밝기는 200 안시루멘(ANSI Lumens)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안시루멘은 미국국립표준협회가 정의한 프로젝터 램프 밝기 표준으로, 스크린에 화면을 투사한 다음 9분할로 나눈 뒤 측정되는 화면의 밝기를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다른 제품과 비교해 밝기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빔프로젝터는 제조사에 따라 안시루멘과 LED 루멘, 루멘 등으로 표기가 나뉜다. 단순 비교로 200 안시 루멘이면 LED 루멘으로 480으로 표기된다. 밝은 빔프로젝터를 찾는다면 환산 밝기를 잘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200 안시루멘이면 채광이 들어오는 실내에서는 쓰기 어렵고, 채광 없이 불 꺼진 실내나 해가 진 저녁의 야외 조건에서 활용할 수 있다. 램프 광원은 오스람 LED가 사용되며, 수명은 기본 2만 시간, 절전 기준 3만 시간이다.
해상도는 854x480픽셀로 다소 떨어진다. 다만 DLP 방식 특유의 해상력 덕분에 선명도가 부족하진 않다. 화면 투사 거리는 1미터에서 35인치, 1.7미터에서 60인치, 2미터에서 70인치며, 2.3미터에서 80인치다. 전실이 있는 대형 텐트라면 실내에서도 40~50인치 화면은 띄울 수 있고, 실내에서는 원룸 크기에서도 충분히 최대 화상을 띄울 수 있다. 또한 수직 각도에 따라 화면의 기울기를 보정하는 키스톤이 자동으로 동작해 투사 각도와 관계없이 화면의 사다리꼴 왜곡이 보정된다. 색공간은 Rec. 709 기준 92%를 충족해 영상 감상에 충분하고, 유튜브 등 라이브 스트리밍에 적합하다.
제품 크기는 가로 150mm, 세로 140mm, 두께 113.5mm로 작은 편이고, 무게도 0.97kg 정도로 부담이 없다. 전용 가방에 거치대와 리모컨, 안드로이드 동글을 다 넣고도 소형 백팩에 여유있게 수납할 수 있다. 제품 측면은 방열을 위해 빗살 무늬가 나있고, 렌즈 초점을 맞추기 위한 다이얼이 있다. 내부에는 5W 스피커가 양 측면과 후면으로 소리를 내도록 돼있다. 제품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하단의 전용 받침대가 필요하며, 전면 방향이나 상단 방향 등으로 화면을 투사할 수 있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오디오 단자, HDMI 1.4 단자, USB 2.0 단자, 전원 단자로 구성돼있다. HDMI를 활용해 노트북 등과 연결할 수 있으며, USB를 연결하면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를 불러오기할 수 있다. 반대쪽 커버를 앞으로 밀면 내부에 안드로이드 동글 GS01을 내장하는 공간이 나온다. 해당 공간에 USB B형 단자를 꽂고, HDMI를 연결하면 운영체제가 내장된다. 해당 동글은 별도로 분리해 일반 TV와도 연결할 수 있다.
내부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OS 10 버전을 지원한다. 활용 자체는 일반 스마트 TV와 동일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및 애플 아이폰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유튜브나 디즈니 플러스, 구글 플레이 등의 네트워크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아쉽게도 넷플릭스는 특정 인증된 장치만 지원하기 때문에 GV11 자체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시청을 원한다면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를 연결한 다음 미러링 해서 볼 수 있다. 덧붙여 리모컨이 없는 경우에는 스마트폰에서 벤큐 스마트 컨트롤러 앱을 설치해 전원이나 볼륨 조정, 방향 버튼 등 간단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완충 상태에서 2시간 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영화 한편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다. 배터리 모드는 전원 연결 시 ‘보통’ 모드가 활성화되고, 배터리 상태에서는 ‘절약’ 모드와 ‘낮은 소비 전력’ 모드를 쓸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은 리모컨에서 프로젝터 메뉴로 진입하면 확인할 수 있다. 아쉽게도 전용 충전 단자가 적용돼 전원을 연결해놓고 쓰려면 220V 충전기를 함께 갖고다녀야 한다. USB-C 형 단자로 충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미니멀 캠핑에서 사무 용도까지 다재다능
벤큐 GV11는 전면부터 천장 투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는 빔프로젝터다. 덕분에 공간적인 제약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며, 오토 키스톤을 지원해 화면 각도도 자동으로 보정해서 쓸 수 있다. 배터리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았겠지만,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 이내의 영화라면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사운드가 후면과 좌우로 퍼지는 만큼 사운드에 대한 만족도는 충분하다. 가격은 47만 8천 원대로 동급 사양의 램프가 적용된 휴대용 빔프로젝터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천장 투사까지 지원하는 휴대용 빔프로젝터를 찾는다면 딱 맞는 조건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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