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근육보다 17배 강한 ‘헤라클레스 인공 근육’ 개발

인간 근육보다 17배 강한 인공 근육 개발에 성공한 국내 연구진의 성과가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KAIST 제공

인간 근육보다 17배 강한 인공 근육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부산대 고분자공학과 안석균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그래핀-액정 복합섬유를 이용한 새로운 인공 근육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KAIST는 “이번에 개발된 인공 근육은 현재까지 과학계에 보고된 것들 중 인간 근육과 가장 유사하면서도 최대 17배의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 근육은 신경 자극에 의해 형태가 변하면서 기계적인 운동을 일으키며, 로봇이나 인공 장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물 근육과 유사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왔지만 지금까진 기계장치에 의존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유연성이 있는 신소재를 이용해 생명체 근육같이 유연하면서도 기계적 운동을 일으키는 인공 근육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운동 범위가 동물 근육보다 제한되고 강한 운동을 위해선 시계 태엽을 감듯 부가적인 에너지 저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김상욱·안석균 교수 연구팀은 온도 변화에 따라 동물 근육처럼 크게 수축하는 액정 물질에 고품질의 그래핀을 적용, 레이저를 이용한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인간 근육의 작업 수행능력(17배)과 출력 밀도(6배)를 크게 능가하는 운동 능력을 구현했다.

인공 근육 섬유 제작의 개략도 및 내부 수축·이완 시 구조 도식. KAIST 제공

연구팀은 이 같은 인공 근육으로 1㎏ 아령을 들어올렸고 인공 자벌레를 만들어 실험해 보니 살아있는 자벌레보다 속도가 3배 빨랐다.

김 교수는 “최근 세계적으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인공 근육들은 비록 한두 가지 물성이 매우 뛰어난 경우는 있지만 실용적인 인공 근육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물성을 골고루 갖추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실용성 있는 인공 근육 소재를 로봇산업과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인호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고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해 KAIST 교원 창업기업인 ㈜소재창조를 통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