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환자에 흔하게 발병… 소변 참기 힘들어 일상생활에 지장
대인기피증 등 심리적으로도 영향… 증상 완화하려면 체온 유지해야
식습관 교정과 케겔운동 중요
외출하면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고, 대중교통 이용 중에 소변이 마려울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그런 사람은 더 늘어난다. 방광은 소변이 다 채워지면 팽창감을 느껴 뇌에 배출 신호를 전달한다. 요즘처럼 기온이 내려가면 배출 신호가 늘어 소변이 더 자주 마렵게 된다.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흔히 과민성 방광에 대해 ‘화장실에 자주 가는 불편한 증상’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다른 질환이 우리 몸에 주는 신호일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 이정기 비뇨의학과 전문의(중앙보훈병원 산하 서울요양병원장)의 도움말로 과민성 방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성인 10명 중 1명이 과민성 방광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가운데 약 12.2%가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다. 여성의 발생률이 14.3%로 남성(약 10%)에 비해 높다.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아 65세 이상은 10명 중 3명이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는 질병이다.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 있다.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참기 어려운 배뇨감이 나타나는 ‘절박뇨’,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가 대표적이다. 소변을 참지 못해 흐르는 ‘절박성 요실금’과 웃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병원장은 “과민성 방광 증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당뇨병보다 더 크다”며 “잦은 배뇨감으로 인한 불안감은 대인 기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고령 환자는 잦은 배뇨 욕구가 걸음걸이와 움직임을 변화시켜 낙상 또는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민성 방광은 질환이 아니라 배뇨장애 증상 중 하나이므로, 환자의 증상이 필수적인 진단 기준이다. 과민성 방광이 의심되면 병원에선 병력 청취, 신체검사, 소변검사, 배뇨일지 작성 등을 통해 진단한다. 배뇨일지는 환자가 3일에 걸쳐 본 소변 횟수, 소변량, 요실금 및 절박뇨 여부 등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 방광 부위 체온 유지가 중요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는 먼저 행동요법을 추천한다. 겨울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아랫배에 핫팩을 붙이거나 좌욕을 하는 등 방광 부위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변이 어느 정도 모일 때까지 참는 연습을 하며,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 번 소변을 볼 때는 200∼300cc 정도가 나올 수 있게 하고, 야간뇨가 심하면 잠자기 2시간 전까지만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숙면과 체중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카페인, 탄산음료, 매운 음식 등을 제한하는 등 식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케겔운동을 통해 방광을 받치고 있는 근육을 단련하고, 하체 운동으로 방광 쪽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도 좋다. 케겔운동은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요도와 항문에 힘을 줘 5∼10초간 수축했다가 이완하기를 반복하면 된다. 매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병원장은 “과민성 방광은 그 증상 자체로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비뇨기암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배뇨 횟수가 늘어나면 지체하지 않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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