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배출되며 소변에 거품 발생
아침 배뇨-수분 부족시엔 일반적
갑자기 많이 나온다면 검사 받아야
고혈압-당뇨-사구체신장염 의심을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는데 평소 보지 못했던 거품이 뽀글뽀글 생긴다면…. 이런 거품뇨 때문에 ‘혹시 내 몸에 이상이 있나’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거품뇨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거품뇨도 있다. 이상이 있는 거품뇨는 어떤 것인지, 또 이 경우 어떤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지를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 정상인도 단백질이 나와 거품뇨 발생
소변에서 거품은 단백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다. 단백질이 많은 달걀흰자를 휘저으면 거품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변에는 일반적으로 소량의 단백질이 있다.
정상인은 하루 150g 이하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설된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감기에 걸리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하루 300g까지 배설될 수 있다. 하지만 신장 내 소변의 정수기 필터인 ‘사구체’가 손상되면 하루 300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에서 배출되면서 눈에 띄게 거품이 많이 생긴다.
이 교수는 “당뇨병이 생기면 소변에 거품이 생긴다고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소변의 거품은 당분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뇨병이 오래되거나 조절되지 않아서 신장에 손상이 생기는 당뇨병성 신장병이 발생해 사구체가 손상될 경우 단백질이 많이 빠져나온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거품이 잘 보인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물론 정상인도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길 수 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는 경우가 그 예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설사와 구토로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오면 소변에 수분은 감소하지만 단백질은 정상으로 배설된다. 이때 단백질 농도가 높아져 거품이 생긴다. 아침 첫 소변 또한 밤새 신장이 소변을 농축시켰기 때문에 거품이 더 잘 관찰된다.
○ 단백뇨는 소변 스틱으로 파악 가능
문제가 되는 소변 거품은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전에 보이지 않던 소변 거품이 매번 보이거나 점차 시간이 갈수록 많아진다면 소변에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아침 소변에 나오는 거품은 정상이지만 오후 소변에도 많은 거품이 보인다면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했는데도 거품이 지속될 경우 단백뇨일 가능성이 있다.
가정에서 단백뇨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육안보다는 약국에서 ‘소변 스틱’을 구입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소변 스틱을 통해 단백뇨뿐 아니라 백혈구, 적혈구, 지방 분해 관련 부산물인 케톤 등 신장 건강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틱에 소변을 살짝 묻히면 되는 등 사용법도 간단하다. 하지만 소변의 농축 유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백뇨가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소변에서 단백질의 양을 직접 검사하므로 가장 정확하다. 병원에서는 소변 내 단백질뿐 아니라 소변을 통해 일정한 양이 배설되는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을 같이 검사한다. 소변이 농축되거나 희석되어도 크레아티닌을 기준으로 단백뇨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 거품이 많이 나올 때 의심되는 질환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면 단백뇨가 증가했는지를 꼭 확인해야 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신장에도 문제를 일으켜 단백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백뇨 치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혈당, 혈압 관리’가 우선이다.
당뇨병, 고혈압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일시적으로 소변에서 거품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증가한 거품뇨, 없던 부종이 동반되는 거품이 관찰되는 경우 사구체신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사구체신장염의 경우는 먼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뇨, 혈뇨와 함께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의 종류는 수십 가지인 탓이다. 각 질환별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단백뇨를 예방하려면 신장을 오랜 기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우리 신장은 점차 기능이 떨어진다”며 “신장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중을 적당히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채소 섭취 등 건강한 식습관을 지켜야 건강한 신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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