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팁]건조한 날씨에 겨울철 피부질환 주의
팔-다리에 생기는 건성 가장 많아… 아토피는 팔 안쪽 등 접히는 부분,
지루성은 얼굴-겨드랑이 등에 발생… 건선은 두꺼운 각질 탓 희게 보여
초기에 발견해도 꾸준한 치료 필요… 자가치료보다 질환 규명 우선
겨울만 되면 피부 질환이 생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겨울에는 보통 습진이라 부르는 피부염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 수분이 급격하게 줄기 때문이다.
피부염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건성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동전 모양 피부염 △아토피피부염이 흔하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성피부염 환자가 겨울에 가장 많고, 아토피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등이 다음”이라고 했다. 때로는 두세 가지 피부염이 겹쳐 나타날 때도 있다. 피부염과 구별하기 어렵지만 전혀 다른 질병이 있다. 바로 건선이다. 건선은 일종의 면역 질환으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0대 혹은 50대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피부염보다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고 교수에 따르면 겨울철 피부 질환 환자의 1∼2% 정도가 건선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피부 질환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다만 증세가 나타나면 자가 진단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 피부염과 건선, 발생 부위가 다르다
가려움증은 피부 질환의 공통된 증세다. 다만 피부염의 경우 초반부터 가려운 반면에 건선일 때는 대체로 증세가 악화되면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가려움증만으로 피부 질환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피부가 붉게 변하는 증세도 대부분 피부 질환에서 나타난다. 이 또한 병을 구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증세가 처음 나타나는 부위는 피부 질환마다 약간씩 다르다. 처음부터 잘 관찰하면 어떤 피부 질환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선은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처음에는 발꿈치나 무릎처럼 뼈가 돌출된 부위에 잘 생긴다. 머리에도 생길 수 있다. 비듬이 갑자기 우수수 떨어진다면 머리 피부에 건선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정반대다. 나중에는 전신으로 확대될 수 있지만 처음에는 주로 접히는 부위, 그러니까 팔 안쪽이나 오금 부위 주변에서 발생한다. 성인이 된 후 아토피피부염에 걸렸다면 얼굴에 붉은 반점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지루성피부염은 얼굴이나 눈썹, 코와 입술 주름, 귀, 겨드랑이와 가슴골 사이 등 몸통에 먼저 생긴다. 다리에는 잘 생기지 않는다. 반면 건성피부염은 팔다리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인체에서 가장 먼저 건조해지는 부위가 팔과 다리이기 때문이다. 동전 모양 피부염도 팔과 다리에서 많이 발생한다.
○“피부 질환 부위 모양 보고 2차 판단 가능”
각각의 피부 질환에 걸리면 해당 부위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진다. 가장 비슷해 보이는 것이 건성피부염과 건선이다.
건성피부염일 때는 해당 부위가 붉게 변하고, 그 위로 각질이 생긴다. 이때 각질의 양은 많지만 두께는 얇다. 가뭄으로 논밭이 갈라졌을 때, 혹은 도자기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을 때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건선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건성피부염으로 착각할 수 있다. 건선일 때는 각질이 훨씬 더 두껍게 덮인다. 이 때문에 그 부위가 하얗게 보인다. 주변 피부와는 명확하게 붉은색 경계선으로 나뉜다. 또 건선 부위는 얇은 판이 살짝 부풀어 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건선은 처음에는 아주 작은 붉은 점에서 시작해 점차 커지거나 주변의 다른 붉은 점과 합쳐져 더 큰 반점이 된다. 건선일 때 각질을 떼면 피가 나오지만 지루성피부염일 때는 진물이 먼저 나올 때가 많다는 점도 다르다. 물론 건선이나 지루성피부염 모두 각질을 함부로 떼어내서는 안 된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특히 노인 환자의 피부 건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피부가 건조한 겨울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말 그대로 해당 부위가 동전처럼 동그랗게 보인다. 하얀 각질이 없는 대신 진물이 눌어붙어 노란 딱지가 생긴다.
○만성 질환 되면 치료 힘들어져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부터 한다. 다만 각각의 질환에 필요한 약물을 쓰기 때문에 어떤 피부 질환인지를 명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사실 건선은 경증과 중증 모두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만 피부염은 경증일 때는 겨울만 잘 넘겨도 ‘자연 치유’가 될 수 있다. 고 교수는 “빨간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면 경증에서 중증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증일 때 가렵다고 마구 긁어대면 증세가 악화된다. 해당 부위가 점점 두꺼워지고 피부색이 칙칙한 갈색으로 바뀌며, 주름도 깊고 뚜렷해진다. 급성 단계를 지나 만성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고 교수에 따르면 보통 최초 증세가 나타나고 6∼8주가 지나면 급성 단계를 지나 만성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만성 단계가 되면 치료 기간은 훨씬 길어지고, 효과도 떨어진다. 따라서 급성 단계에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게 좋다. 이 경우 2, 3주 동안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을 쓴 뒤 보습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진물이 나오는 피부염이라면 하루 2, 3회 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찜질 과정에서 불순물이 배출된다. 찜질을 끝내고 약을 바르면 흡수도 더 잘된다. 다만 냉찜질이나 온찜질 모두 좋지 않으며 20∼30도에서 5∼10분 이내에서 끝내야 한다.
건선의 경우 초기에 발견하더라도 치료 기간이 수개월 걸릴 수도 있다. 고 교수는 “건선은 한 번에 낫는 병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약을 장기간 사용할 때 부작용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이런 부작용을 없앤 약들이 나와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건선에도 찜질이 좋을까. 그렇지 않다. 고 교수는 “건선의 경우에는 어떤 형태의 찜질이든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목욕은 주 3회에 순한 비누-보습제 활용… 등산 등 장시간 외출땐 자외선 차단제를
건조한 겨울에는 피부 또한 푸석푸석해지기 쉽다. 때로는 잘못된 목욕이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고주연 교수는 “샤워나 목욕 횟수부터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목욕하는 것은 피부에 좋지 않다. 1주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날씨가 추운 탓에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거나 한증막에서 땀을 빼는 사람이 많은데, 이 또한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따뜻한 느낌이 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정도로 끝내는 게 좋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은 5∼10분 이내로 한다. 거친 때밀이 수건으로 피부를 박박 문지르는 것 또한 피해야 한다.
비누는 순한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피부에 비누나 세정제 성분이 남아있지 않도록 여러 번 씻어내야 한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때에는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두드린다. 목욕이 끝나고 3분 이내에 보습제나 로션을 바르는 게 좋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는다. 보통 온도는 24도 내외, 습도는 40∼50% 정도로 설정하는 게 좋다. 자기 전에 젖은 빨래를 널어 두면 습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찬 바람도 피부에는 큰 자극이 된다. 지나치게 추운 날씨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한다. 만약 스키나 겨울 등산 등의 운동을 장시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또한 춥다고 핫팩을 너무 오랜 시간 피부와 접촉시키면 적갈색 반점이나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겨울만 되면 각질이 많아지는 사람이 있다. 해당 부위가 빨갛게 변하지 않는다면 병은 아니다. 얼굴이 지성 피부라고 해도 다리 부위는 건성 피부일 수 있다. 이 경우 충분히 보습제를 바르는 게 좋은 대처법이다.
댓글 0